탈산업화 시대의 공간 속 소비패턴 성향 재조명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 저자 경신원 / 출판사 파람북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미국의 인구조사국에서는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밀레니얼’이라고 정의했다. 이 기준에 의해 우리나라의 밀레니얼은 2018년 기준 1296만 명으로 총인구 가운데 25%를 차지한다. 

이러한 인구밀도 세대가 거주환경의 중심을 외곽으로 옮기고 노후된 건물을 새롭게 복원하며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만들기 시작하는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서울의 중심은 흔들리고 후미진 골목길이 불을 밝히기 시작하면서 주거지역 상업화 현상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이태원, 연남동, 연희동, 부암동, 성수동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나가기 시작했다. 

밀레니얼이 일으킨 이러한 현상은 세대의 소비문화를 변화하시키고 자신의 취향에 맞춰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붐을 유도했다. 강남에서 강북으로, 베이비부머에서 밀레니얼로 옮겨가면서 서울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조망한 저자 경신원의 신간 ‘흔들리는 서울의 골목길’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요목조목 짚어준다.

저자는 책에서 서울의 젠트리피케이션이  총 3단계에 걸쳐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1단계를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강북에 공방과 갤러리가 생기고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과 같은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단계로 정의했고, 2단계는 유동인구가 급증하고 대형 개발업자들이 진입하는 단계로 설명했다. 나머지 3단계는 임대료가 올라 영세 상인과 원주민 그리고 낡고 좁은 골목길을 핫플레이스로 변화시킨 예술가들이 쫓겨나는 시점으로 구분한다.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저자는 다시 마주한 서울을 주목하면서 밀레니얼세대에 의해 이뤄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서울의 골목길을 조망한다. 관심 밖의 골목길에 나타난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상업적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곳곳을 눈으로 감지하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패턴을 짚어주었다. 여기서 골목길의 변화는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누구에 의해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저자는 서울의 지역 중 이태원을 들여다 보면서 서울의 세계화, 탈산업화 그리고 골목길의 변화를 감지했다. 언제부터 이태원이 핫플레이스로 변한것인지, 골목길을 변화시켜 나가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기도 한다. 여기 골목길에서 미술에 빠진 작가부부를 직접 만나보기도 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개성만점의 플로리스트를 직접 대면하기도 한다. 복고풍 레트로 스타일에 매료되어 있는 카페 사장을 만나 인터뷰하기도 했으며 생막걸리를 알리는 일에 몰두한 우리 술 전문점 사장을 직접 대면하기도 했다.

탈산업화 시대의 소비공간인 이태원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되어가는 단계를 읽고 이태원의 변화와 그 이후에 남겨진 골목길을 조명하면서 밀레니얼 시대의 소비 패턴과 성향을 분석해 서울의 도시 공간을 재조명해 나갔다.

더불어 저자는 밀레니얼은 기존 세대가 우려하는 바처럼 단지 자기중심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불평과 불만이 많은 세대만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기존 어떤 세대보다도 공익에 관심이 많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기도 했다. 세계의 환경 문제와 빈곤 문제 등에 기꺼이 동참하기도 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세대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세대의 소비만능주의와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미니멀리즘과 공유경제를 받아들이는 세대이기도 하다고 알려주면서 이들에 의해 움직이는 성장시대에 대한 자각에 의해 서울의 미래 모습 또한 자신의 소유를 공유하는 도시로 탈바꿈되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한 도시나 참한 도시와 같은 도덕적 로망에 사로잡히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유익을 위해 나가는 세대가 바로 밀레니얼 세대라고 강조했다.

저자 경신원은 도시와 커뮤니티 연구소 대표로 15년간 영국과 미국에서 주택과 도시재개발 분야의 교육자로 활동했다. 버밍엄 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근무하며 도시 연구관련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 및 주택 분야와 관련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6년 고국으로 돌아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에 대한강의를 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과 관련된 글과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중이다.

이 책과 동시에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문유석의 ‘개인주의자 선언’, 박주경의 ‘따뜻한 냉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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