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조 전 환경생태국장

늘 사람들의 생각을 곰곰이 들여다본다. 그들은 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이 나라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 것은 광화문 광우병 소동이었다. 도저히 이성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이 목이 터져라 외치며 보무도 당당하게 하고 있었다. 눈빛이 정상은 아니었다.

2라운드는 탈원전이다. 조금만 세상의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사실과 과학의 원리를 조금만 이해하고, 경제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만 하면 탈원전은 대한민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금방 알 수 있다. 한 탈핵무당은 이치에 1%도 안 맞는 이야기를 침을 튀기며 뱉어내고 대학교수도 언론인도 환경론자들까지 다 세뇌당하고 속아 넘어가는 판국이다.

탈원전에 관한 한 대통령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도 잘못된 정보 입력으로 세뇌당한 바보들이다. 철학하거나 학문하는 자들의 위험성은 늘 있다. 자기가 실제로는 정확하게 모르는 사실을 자기가 잘 안다고 착각하는 데서부터 비극은 시작된다. 헛갈리고 있으나 자존심 때문에 잘 모른다고 할 수도 없다.

또 거기에다 명예욕으로 자기가 발언을 하고 싶고, 무진장 잘난 체하고 싶어진다. 전염의 속도는 죽음의 공포나 무서움, 대의명분, 정의추구 등 불확정 개념이거나 폼나는 단어와 연결될 때 훨씬 빨라진다. 그 가운데 허파에 바람 든, 소위 아는 체 하기 좋아하거나 폼생폼사하는 먹물들도 공연히 거든다.

세뇌당하는 것에 부담도 세금도 책임도 없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경우, 모든 사람들을 틀린 정보로 다 헛갈리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사람들에게 잘못된 판단을 일으키기는 매우 쉽다. 멋진 단어들로 포장하면 된다. 세상을 다 말아먹고, 이 세상에 엄청난 폐해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일이 수도 없이 많다.

지금은 탈원전이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대통령을 똑똑한 사람을 뽑아야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잘못된 만남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는 자, 적어도 나라를 망치게 하지 않는 자를 뽑아야 함에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이 생각하는 문 대통령과는 다르게 우리가 보기에 대통령의 지적 판단력은 최저 바닥이다. 변호사를 좀 했고 친구 따라 청와대에 들어가 있어봤지, 실제로 세상의 문제를 풀어본 경험도 지혜도 없다.

어처구니없는 자들의 말을 믿고 탈원전 카드를 뽑아들고, 미친년 널 뛰듯이 이 나라를 망해먹으려 작심하고 있는 자들의 편에 있는 것만도 웃픈 코미디 제작자다. 대통령의 책 읽기도 그렇다. 세상의 진실은 숲 속에 들어가 산을 이야기하면 산이 파악 안 된다. 밤낮 자기한테 보인 것만 이야기하면서 자기에게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싸운다. 숲속에서 한 면만 보는 자들에게는 대단하다거나 신선하거나 신기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렇게 삐딱하게 보는 것은 진실을 알아내는 것하고는 거리가 멀다. 진실을 보려면 묵묵히 산의 꼭대기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 조금씩 안개가 걷히고 세상의 진실이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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