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걸린 SEA게임 우승, 카타르 월드컵까지 가자~

박항서 베트남 감독 [뉴시스]
박항서 베트남 감독 [뉴시스]

 

[일요서울] 베트남 축구가 1959년 이후 60년 만에 동남아시안(SEA)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19 SEA게임 남자 축구 결승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정상에 올랐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무패 우승’

‘눈 앞에서 놓친 우승’ 과거 대회서 2위만 6번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건 1959년 초대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당시는 통일 이전으로 남베트남이 우승을 차지했다.

베트남 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박 감독은 “베트남을 열렬히 응원한 팬과 베트남 정신이 승리의 열쇠였다”고 했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베트남 국민들이 너희들의 뒤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과 베트남축구협회, 베트남의 축구팀 등 베트남 국가대표팀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꼭 승리를 바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경기에 뛸 수 없어 걱정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감독이 되고 60년 동안 SEA게임 우승을 고대했던 것을 알고 금메달을 가지고 오는 것을 도와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털어놨다.

 

박항서 감독

“선수들 완벽하게 해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에서 4승1무를 거둬 B조 1위로 준결승에 올라 캄보디아(4-0),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꺾으며 무패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4연패를 노렸던 우승후보 태국과만 비겼다.

박 감독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총리께서 ‘조국은 언제나 선수단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단에 보내왔다. 베트남에 승리를 바치는 것이 과제였는데 선수들이 완벽하게 해냈다”고도 했다.

이어 “선수들뿐 아니라 훈련팀과 물류지원팀 등 우리를 전폭적으로 지원한 이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인드라 샤프리 감독은 “베트남과 박항서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신중하게 대비했지만 우리의 준비는 효과가 없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 [뉴시스]
베트남 박항서 감독 [뉴시스]

현금 보너스에

무료 비행기 탑승권까지

 

베트남 현지언론 VNA는 지난 11일 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이 이번 우승으로 문화스포츠관광부로부터 10억동의 보너스를 현금으로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F.I.T.그룹, 베트콤뱅크, 골프롱탄, 흥틴코퍼레이션, CT 그룹 등 여러 기업들이 총 50억동의 포상금을 약속했다고 VNA는 전했다.

또한 베트남 축구협회(VFF)도 수십억 동의 보너스를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은 이미 결승전 진출로 비나밀크로부터 5억동, F.I.T. 그룹으로부터 10억동을 받은 바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확정된 보너스만 최소 75억동(약 3억8625만원)으로 추정된다. 액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뱀부에어웨이스는 U-22 남자축구대표팀은 물론 여자축구대표팀에도 1년간 무제한 무료 탑승권 제공을 약속했다.

이번 우승은 베트남의 수백만 축구팬들의 숙원을 이뤄준 것으로, 베트남 대표팀은 1995년, 1999년, 2003년, 2005년, 2007년, 2009년에 모두 2위를 차지하면서 번번이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푹 총리

“계속 발전해야 한다”

 

한편 60년 만의 동남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을 목에 건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박항서 감독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에게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12일(한국시간) “푹 총리가 선수들과 지도자, 팬들을 칭찬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푹 총리는 필리핀에서 진행된 SEA게임의 금메달을 들고 금의환향한 남녀 축구대표팀을 하노이로 불러 치하했다.

이 자리에서 푹 총리는 “뛰어난 감독과 재능 있는 선수들, 전국 각지의 팬들이 있었기에 SEA게임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푹 총리는 “남녀 대표팀은 부상과 빡빡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대회 내내 투지를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푹 총리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며 다가올 23세 이하(U-2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과 2022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을 언급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