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종로’ ‘광진을’ 등 여야 쟁탈전 치열  

[일요서울 | 강하늘 기자] 정치권은 내년 4월15일 치르는 21대 총선 승리를 위한 전투 준비로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승리로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총선 2년 후 치러지는 2022년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한 굴욕을 씻고 정권교체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이번 총선에 명운을 걸고 있다. 여야의 대혈투가 예고되는 가운데 각 정당이 지역에 투입할 전투병을 선정하기 위한 작업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지역에서는 이미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일요서울은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예상 격전지를 둘러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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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게이트’ 중심 PK, 정계개편 핵 ‘호남’ 등 핵심 전략지역 곳곳 충돌 
수도권 ‘종로’ ‘광진을’ 등 대선주자 ‘빅매치’ 이뤄질까

이번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를 꼽자면 역시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 이슈에 가장 민감하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구가 분포돼 있는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의 등판이 예상되고 있어 여야의 사활을 건 혈투가 펼쳐질 전망이다. 

거물 정치인들을 연거푸 배출한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는 새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정세균 민주당 의원이 입각한다면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총리가,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대선 전초전을 예고하고 있다. 황 대표가 비례대표 출마를 선택할 경우 대구 출마를 접은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광진을 상황도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신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격변했다. 민주당은 추 의원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던 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을 수 있는 대항마를 찾을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김상진 건국대 교수의 출마가 거론된다. 그러나 오 전 시장과 비교해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이곳 역시 ‘이낙연 출마’ 카드가 급부상했다. 

경기지역에선 신상진 한국당 의원(4선)이 지키고 있는 성남 중원구를 놓고 민주당에서 윤영찬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조신 민주당 성남시 중원구 지역위원장 등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고양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심판장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고양시정 현역의원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3선)에게 김현아 한국당 의원(비례대표)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인천 연수을에서는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재선을 목표로 여권 공격의 선봉장에 나선 가운데 이정미 정의당 전 대표가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주당에서는 윤종기 도로교통공단 이사장, 정일영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 남동구갑은 유정복 전 인천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박남춘 시장이 인천시장에 출마하면서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맹성규 의원에 유 전 시장이 도전장을 내밀 경우 사실상 전·현 시장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靑게이트’ 의혹 중심 PK ‘사하을’ ‘창원 성산’ 등 격돌 예고

PK(부산울산경남)는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으로 전국정당을 꿈꾸는 민주당의 필승 전략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한 ‘청와대 3대 게이트’ 의혹 가운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이 PK 지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여야 모두 민심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 사하을에서는 20대 총선 직전 민주당에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으로 배를 갈아탄 4선의 조경태 의원에게서 지역구를 되찾아올 민주당 후보군으로 ‘미키 루크’로 알려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출신 이상호 사하을 지역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시 성산구는 올해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간 연대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승리한 곳이다. 민주당에서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권민호 전 거제시장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간 단일 후보가 선출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당에서는 보궐선거에서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 보수표가 분산되면서 504표 차이로 패배한 강기윤 전 의원이 설욕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 텃밭 TK 대구·구미 등에 새 바람 불까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통적으로 한국당 텃밭인 대구경북(TK)은 민주당이 대구 수성구갑(김부겸), 대구 북구을(홍의락) 단 두 곳만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정당을 꿈꾸고 있는 민주당은 험지인 TK를 ‘최대 승부처’로 세우고 정책과 인물을 집중 투입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한국당은 총선 물갈이의 주요 타깃인 TK지역에서 어느 정도 새 인물을 내세워 총선에 나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총선에서 고향인 창녕(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이나 대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갑과 북구을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혀 그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TK에서 유일하게 경북 구미에서 장세용 구미시장이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구미시(갑·을)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장석춘 한국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구미시을에는 김현권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의 출마가 점쳐진다. 

국민의당 싹쓸이 호남 ‘광주서을’ ‘목포’ ‘군산’ 최대 관심 

정계개편의 ‘핵’이라고 할 수 있는 호남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다. 하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싹쓸이’를 하면서 민주당은 호남 총 28석 가운데 3곳에서만 겨우 승리했고 국민의당은 23석을 획득해 완승을 거뒀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다시 호남을 재탈환할지 아니면 제3지대 신당을 준비하고 있는 야권이 다시 돌풍을 일으킬지가 최대 관심사다. 

광주 서구을에서는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이 7선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양향자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이남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전남 목포는 4선인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에 맞붙을 민주당 후보군으로 배종호 세한대 교수,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우기종 전 전남도 정무부지사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비례대표)도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전북 전주병에서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리턴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북 군산에는 민주당에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현역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충청, ‘하명수사 의혹’ 황운하 ‘대전중구’, 이해찬 불출마 ‘세종’ 관심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권에서도 여야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한때 ‘정치 1번지’로 불렸던 대전 중구는 이은권 한국당 의원이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강한 출마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그의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세종시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7선)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예비후보군의 경쟁이 뜨겁다. 민주당에서는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 등과 함께 이낙연 총리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이완구 전 총리를 비롯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 송아영 세종시당위원장, 유용철 전 바르게살기운동 세종시협의회장 등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규희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충남 천안시갑에는 한국당 후보로 이완구 전 총리,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김동욱 전 충남도의원 등이 거론된다. 

충북에서는 4선 중진 정우택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시상당구가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의원은 당내에서는 윤갑근 변호사의 도전을 받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정정순 지역위원장,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 등과 함께 김종대 정의당 의원(비례대표)에게도 도전장을 받았다. 

보수 강세 강원 ‘춘천’ 홍남기 출마 여부 최대 변수

보수 강세 지역인 강원의 의석 분포는 8석 가운데 한국당이 6석, 민주당이 1석(강원 원주시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를 비롯해 18개 시군 가운데 11곳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이 같은 기세가 총선까지 이어지길 바라고 있지만 한국당의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강원 지역의 최대 관심 지역구인 춘천에서는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받는 강경 친박 김진태 한국당 의원(재선)과 학생운동권 출신 허영 민주당 도당위원장의 재대결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곳에서는 민주당에서 총선 차출설 끊이지 않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다. 최근 황영철 한국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무주공산이 된 ‘홍천군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에는 한국당 한기호 전 의원, 민주당에서는 조일현 전 의원 등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석권 제주 강창일 불출마 가능성 ‘제주시갑’ 경쟁 치열 

민주당이 지역구 3곳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제주 지역은 민주당의 수성과 야당의 탈환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제주 지역구 가운데 4선 강창일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시갑’이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강 의원이 최근 언론을 통해 “가능성은 50대 50”이라며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지역 조직을 장악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할 경우 제주갑 총선 경쟁구도는 급변할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박원철 제주도의회 의원 등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한국당에서는 구자헌 도당협운영위원장, 바른미래당은 장성철 도당위원장 등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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