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펌킨 홈페이지 캡처]
[애드펌킨 홈페이지 캡처]

 

SNS나 앱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노동력이 거래되는 ‘긱 경제(gig economy)’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글로벌 긱 경제 현황 및 시사점(최기산 조사국 과장·김수한 조사역)’ 리포트에 따르면, 긱 경제는 820억 달러로 1년 전 수준보다 65%나 성장했다고 한다. 긱 경제는 프리랜서 시장을 일컫는다. 미국을 중심으로 이런 긱 경제가 확산되면서 전통적 개념의 봉급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데 긱 경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기업이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하는 형태가 아닌 근로자들이 벌어들인 소득을 즉각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 우리는 2019년 통계청 자료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비취업자 수는 무려 1718만 명, 이 중 시간제 근무일자리 취업자가 212만 명(2018년 기준)인데 이는 전년 대비 19% 상승한 수치이며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긱 경제는 일반인들의 재능을 이용하는 산업이다. 실제 산업 현장의 노동력 또한 직장을 기반으로 하는 잡(JOB)에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일(WORK)로 변하고 있다. 기업 또한 긱 경제 트렌드를 선호해서, 무거운 고용에서 가볍고 효율적인 고용으로 점차 바뀌어가는 추세다.

최근 이런 긱 경제 추세에 발맞추어 탄생한 ‘애드펌킨’이란 회사가 있다. 애드펌킨은 디지털플랫폼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일자리를 받아내고 노동을 원하는 사람에게 일을 제공한다. 일자리는 다양하다. 예를 들어 어느 장소에 가서 어떤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거나 글쓰기를 통한 수익, 쇼핑몰을 통한 판매 수익 등 여러 방편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접근성 쉬운 ‘디지털노마드’ 

디지털노마드라 불리는 개인 프리랜서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프리랜서 시장은 대부분 ‘개인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다’고 고지하면 선택받는 구조였다. 하지만 애드펌킨은 회사나 개인이 일거리를 올려놓고 이 일을 원하는 ‘개인’이 선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훨씬 쉽다. 설령 일거리 구하는 일에 실패한다면 다른 일거리를 찾아 나서면 된다. 일하려는 사람이 마음대로 빌드업 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애드펌킨을 특별히 소개하는 이유는 철저히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 중심으로 그 편의성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애드펌킨은 자체 템플릿화된 쇼핑몰을 통해 판매 수익을 올릴 수도 있는데 회사는 물품을 올려놓고 ‘개인’은 팔고 싶은 상품을 클릭하기만 해도 개인별로 지급된 자신의 쇼핑몰 템플릿에 자동 노출된다는 것이다.

만약 자신이 뷰티 상품을 팔고 싶다면 회사가 판매하기 위해 올려놓은 목록을 클릭하기만 해도 내 쇼핑몰에 상품이 자동 노출되며 내 쇼핑몰에서 팔린 수익이 고스란히 축적된다. 배송이나 CS 또한 걱정 없다. 회사는 제품 생산과 CS, 배송을 책임지기 때문에 개인은 제품을 고르는 MD 역할과 홍보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

블로그를 소유하고 있거나 SNS 계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떤 상품의 사용 후기를 올린 후 수익화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런 형태는 기본적으로 내 플랫폼이 있어야 하며 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유지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만만치 않다.

똑같이 부여되는 플랫폼 

하지만 애드펌킨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되는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해당 제품의 링크를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지인이나 그룹에 전달하기만 해도 된다. 현재 온라인에서 부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약 30만 명이라고 한다. 비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자료(2019.8통계청)에 따르면 20-40대 시간제 여성 근로자는 231만 명인데, 이 수치라면 약 267만 명은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업을 하고 싶어 하는 267만 명에게 일거리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업무량이 적은 일이거나 비정기적인 일이거나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그때마다 프리랜서를 구해야 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리소스가 들어갈 것이다. 회사는 인건비를 효율적으로 조정해 사용할 수 있고, 일을 구하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에 맞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다면 회사와 개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쿠팡, 옥션과 같은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렴하지 않은 광고비에 수수료까지 더해가며 물건을 팔고 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이마트에 있는 수많은 상품을 내 쇼핑몰에서 마음껏 팔 수 있다면 어떠할까. 쇼핑몰을 구축할 필요 없이 이마트에 가입하면 자동적으로 지급되는 ‘나만의 이마트 쇼핑몰’을 이마트가 만들어준다면 어떠할까.

이런 모델이 있다면 열심히 홍보할 방법을 찾고 열심히 제품을 팔 수 있을 것 같다. 지인 중 귤을 좋아하는 사람, 건성 피부에 좋다는 스킨로션이 필요한 사람, 곧 대학에 입학할 자녀에게 특별히 많이 할인하는 노트북을 소개해 주고 그것이 팔렸을 때 수수료가 나에게 지불된다면, 이건 이상적이지 않은가.

모든 개인은 사실 자기만의 플랫폼이 있다.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주소 등 사람과 사람 사이 여러 관계망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하나의 물건을 팔기 위해 쇼핑몰을 구축하고, 상품의 상세페이지를 일일이 만들어야 하는 수고로움 때문에 ‘개인’이 각자의 플랫폼을 구동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회사든 개인이든 누구든 열심히 무언가를 알리고 홍보해야 수익이 발생한다. JOB에 속하는 직장인도, 동네에서 작은 규모로 운영하는 식당 주인도, 제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 또한 결국 홍보와 판로 문제가 가장 어려운 것 아닐까.

애드펌킨은 가입 시 유료 모델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애드펌킨이 추구하는 이런 형태의 긱 경제 모델이다. 지난 기고 때 소개한 인스타페이가 모든 유통과정을 세세하게 드러낼 기술혁신을 했듯이 애드펌킨 모델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때 제품 생산자로부터 주어진 플랫폼 안에서 자동차, TV, 과일과 식재료를 내가 쇼핑몰의 주인이 돼 팔아낼 수 있고 그 수익이 나에게로 돌아온다면 독점화된 mall의 구조가 더 넓고 효율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드는 것이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단순 부업거리 정도가 아닌 고정적 수익이 발생하는 일자리가 효과도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는 필요에 따라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절감하고 개인은 자신이 선택한 기호에 따라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면 회사와 개인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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