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매칭엔 아울렛시티로 쇼핑+여행

8당연히 “여행 가는 길에 아웃렛에도 들릴까?”라는 말이 상식적이겠지만, 아울렛 쇼핑으로 항공 요금을 웬만큼 상쇄할 수 있다면 “쇼핑하러 가는 길에 여행 좀 하고 올까?”로 바뀌는 상황이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휴고보스의 공장으로 시작된 독일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는 종종 말이 되는 이야기다. 

[일요서울 |  프리랜서 이정석  기자] 현재 메칭엔 아웃렛시티는 휴고보스가 설립한 자회사가 아웃렛 전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관리사는 건물 임대료를 받고 전체 아웃렛의 방향을 만들고, 다양한 프로모션을 함께 진행하는 역할만 수행한다. 각각의 브랜드는 관리사의 간섭을 받지 않고 브랜드만의 특수성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각각의 브랜드는 다양하게 스스로를 치장하고 있다. 펜디는 노랑색으로 화사하게, 칼 라거펠트는 힙한 음악으로 매장을 가득 채우고 때때로 한쪽에서 디제잉을 선보이기도 한다. 플래시몹을 보는 것처럼 직원들이 갑자기 다 함께 춤을 추며 이색적인 쇼핑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광경을 때때로 마주칠 수도 있다.

Info] 2019 메칭엔 아웃렛시티 확장 이벤트

지난 10월 12일,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는 휴고보스 매장 이전과 아웃렛 확장을 기념해 할인폭이 더욱 높아진 미드나이트 쇼핑 이벤트가 펼쳐졌다. 밤 12시까지 모든 매장을 오픈하고 특별 세일을 진행한 것. 이 날은 저녁 내내  아웃렛 곳곳에서 뮤지컬, 디제잉, 바이올린 연주, 패션쇼 등의 각종 공연도 함께 열렸다. 메칭엔 아웃렛으로 모여든 전 세계의 쇼퍼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한밤까지 문화생활과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었다.  

쇼핑, 또 하나의 여행

‘쇼핑에 제일 필요한 것은?’ 사실 돈보다 체력인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 체력만으론 부족하다. 아무리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하루 종일 물건을 구경하는 일은 여간 지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족 동반 쇼핑이라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여자들의 쇼핑이라면 남편과 아이, 부모님은 결코 함께할 수 없는 동지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라면 그런 걱정도 잠시 놓아둘 수 있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떠난 여행에서도 이곳에서의 쇼핑은 또 하나의 여행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실내에 많은 숍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일반적인 형태의 아웃렛과는 달리, 메칭엔 아웃렛시티는 도시 자체가 아웃렛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쇼핑을 즐기면서 중간 중간 숨쉴 틈을 가질 수 있다. 숍 사이에 위치한 마르셰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골라 먹거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인 파니니바에 들러 파스타를 즐기며 지친 다리를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한편에는 독일의 옛 분위기를 느끼며 독일전통식을 경험할 수 있는 레스토랑도 있고, 젤라또나 커피 등의 디저트와 함께 마을의 풍경을 즐기며 쇼핑을 쉬어 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숍 사이사이 식당도 있고 카페도 있고 광장도 있고 놀이터도 있는 것. 이것들이 모두 실내에 있는 시설들이었다면 다른 아웃렛과 별 다른 차이가 없었겠지만, 메칭엔 아웃렛시티에 문을 연 모든 식당과 카페에서는 통유리로 비치는 야외 풍경을 아낌없이 선사한다. 산책 같은, 휴식을 동반한 쇼핑이 가능한 것이다.

 주말엔 어른들의 자유로운 쇼핑을 위해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 데이케어 키즈 캠프도 마련된다. 3~12세 아이를 위한 게임과 즐길 거리들이 준비되어 있는 키즈 케어 프로그램은 금요일엔 정오부터, 토요일엔 오전 9시부터 아웃렛 영업이 끝나는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무엇보다 기분 좋은 점은 아웃렛이 실외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장을 빠져나와 다른 매장으로 다시 들어가기 전, 잠시 바람을 쐬며 햇살을 느낄 수 있어 확실히 기분전환이 된다. 아울렛이 마을 전체에 걸쳐 드넓게 펼쳐져 있다 보니 아웃렛에서 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도 만날 수 있고 호젓한 숲길을 걸을 수도 있다. 메칭엔 아웃렛시티에서는 그래서인지 유난히 커다란 개와 함께 산책과 쇼핑을 동시에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종종 만나게 된다. 같은 유럽 국가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당일 쇼핑으로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반려견과 함께 나들이를 겸한 쇼핑 여행도 즐길 수 있다.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여유가 묻어나니 아웃렛의 분위기도 한결 여유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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