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구로구의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찾아 직장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울 구로구의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찾아 직장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후 최초로 청와대 밖 일반 기업의 구내식당을 찾아 깜짝 오찬 자리를 가졌다. 직접 민생에 다가가 국민의 목소리를 가까이서 듣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중소벤처기업 모여 있는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에이스하이엔드타워 구내식당을 방문해 평범한 직장인 8명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한 뒤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일반 근무 직원들과 오찬을 한 적은 있지만, 민간 중소벤처기업 내 구내식당 방문은 이번이 첫 사례다.

청와대는 방문 취지에 관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이 있는 곳을 방문해 함께 식사하고, 국민이 현장에서 알리는 고민을 귀담에 듣고자 준비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총 여섯 차례 구내식당에서 공개 식사를 한 바 있다. 취임 2일 만인 2017년 5월12일 청와대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기술직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고, 그 다음날인 5월13일에는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을 전담해서 취재한 이른바 ‘마크맨’들과 산행을 한 뒤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삼계탕을 함께 나눴다.

2017년 8월 31일에는 현장 업무보고가 예정된 정부세종청사 구내식당을 찾아 다둥이·육아휴직 복귀 공무원 등과 점심 식사를 같이 했다.

이 밖에도 2018년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 직후, 2018년 4월25일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들과 여민관 구내식당에서 공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날 점심에는 젊은 직장인, 경력단절 여성, 장기근속자 등 다양한 입장을 대표하는 8명의 일반 직장인이 참석했다. 육아휴직,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등 저마다의 관점에서 느낀 정부 정책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생방송 MBC 국민과의 대화를 매우 만족해했던 점에 착안, 보다 넓은 소통 기회를 갖고자 이 자리를 준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퇴근 후 남대문 시장을 들러 퇴근길 시민들과 소주 한잔 기울이겠다는 ‘광화문 대통령’ 공약 역시 궁극적으로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 자리에서 “일반 시민들과 점심하는 것은 처음이다. 같이 점심도 하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자”며 “시간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니까 저는 주로 편하게 듣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식사 후 구내식당 옆 커피숍으로 이동해 다른 직장인 6명의 고충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그냥 편하게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이야기 좀 주고받고 소통하자는 그런 취지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하고 싶은 얘기 있으면 편하게 얘기 해 달라”고 강조했다.

커피숍에서 이뤄진 간담회에서는 대기업들이 주52시간제를 고려 않고 하청을 주는 관행, 직장내 성희롱,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불평등에 관한 주제로 다양한 고민들이 나왔다.

한편 이날 점심과 차담회에 동석했던 총 14명의 일반 직장인들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구로디지털단지 측으로부터 추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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