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금 대출 이자 부담…수익 부족이 원인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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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정국은 신뢰와 불신, 그리고 정의와 반칙이 난무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에도 자영업자들은 지금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매년 정부는 막대한 재원을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 개선과 각종 지원정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한 지원의 체계적 실천을 위해 정부기관 내 테스크포스팀도 구성하고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같은 수많은 관련기관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정부는 최저임금 상승을 통해 실질적 경제성장을 구현하겠다고 야심차게 발표했다. 효과는 어떨까. 박근혜 정부 시절 근로자 가구소득은 2013년 2분기에 383만1337원에서 2015년 2분기 395만8237원으로 3.3% 증가했다. 그리고 2017년 2분기 근로자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408만6401원이었다. 이번 정부의 추진대로 2019년 2분기 근로소득은 464만8329원으로 13.8%로 가파른 증가를 가져왔다.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실질 성장이다. 개인 자영업자의 소득을 의미하는 사업소득은 2017년 2분기 208만3744원에서 2019년 2분기 193만9611원으로 오히려 6.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통계자료는 소득분위별 근로자 가구 이외의 사업소득은 1분위(-54.9%), 2분위(-22.7%), 3분위(-10.4%), 4분위(+2.9%)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결국 고소득층인 5분위는 오히려 소득이 증가한 반면 나머지 1~4분위 계층의 사업소득은 크게 줄었다. 또한 전체 근로자 외 가구의 가처분 소득은 1, 2, 3분위 기준 각각 21.5%, 16.1%, 5.1% 하락하는 등 감소 폭이 컸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비중은 71.0%이다. 2019년 8월 기준 자영업자 568만 명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03만 명이다. 인건비 부담이 없는 자영업자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다. 근로소득자와의 소득격차가 벌어지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이유를 말할 때 최저임금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전체 원인으로 치부하기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창업시장 과열로 치솟는 임대료

반면 설득력 있는 원인으로는 창업시장의 과열로 치솟는 임대료를 꼽을 수 있다. 올 2분기 330㎡(구 100평) 이하의 소규모 상가 임대료는 전국 평균 1㎡당 2만4000원 수준이다. 서울지역은 5만4700원, 그중 도심지역의 약 100㎡(구 30평) 규모의 상가 임대료는 750여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높은 임대료는 자영업자를 어렵게 하면서도 공실률이 높아지는 원인도 제공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국토교통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상권별 중대형 주요상가 공실률’에 따르면 광화문일대 공실률은 2019년 1분기 10%에서 12.6%로 높아졌다. 청담동 지역은 16.1%에서 17.6%로, 영등포 지역은 8%에서 9.6%로, 홍대, 합정 등 소위 좋은 상권도 24.3%에서 26.5%로 공실률이 증가했다. 이런 경향을 본다면 창업 아이템도 결국 임대료 부담이 적고, 최소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한 게 장점일 수 있다.

카페띠아모를 운영 중인 (주)베모스가 론칭한 스마트띠아모는 무인 카페를 비롯해 영화관, 백화점, 도서관 등 자투리 공간에 창업이 가능한 무인커피벤딩머신이다. 특징은 프리미엄 커피와 9기압 에스프레소 추출로 고품질의 커피와 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연령과 성별을 인식하고 성향을 분석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고객 성향에 따른 레시피 운영이 가능하다. 자동청소 기능과 재료나 상품을 모니터링해 부족할 경우를 알려주는 모니터링 서비스도 탑재돼 있다.

‘채선당’이 샤브샤브도 혼자 먹을 수 있는 시대라는 콘셉트로 론칭한 ‘샤브보트’도 인건비 절감 아이템이다. 상권에 따른 다양한 모델을 제시해 임대료 부담도 낮췄다. 샤브보트는 33㎡(약 10평)의 작은 매장이어도 창업할 수 있도록 U자형 바이테블로 최소 인원으로 접객 운영이 가능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초보 창업자들도 본사에서 제공하는 레시피로 조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배달전문으로 임대료 부담 낮춰 

두 마리 치킨 프랜차이즈 ‘티바두마리치킨’은 배달전문 브랜드라는 특성으로 임대료 부담을 처음부터 낮췄다. 여기에 배달어플을 활용한 꾸준한 프로모션과 본사 직영공장을 통한 물류제로 매출의 안정성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성과로 티바두마리치킨은 2019년 올해에만 업종전환과 신규매장 등 100여 개 가맹점을 추가 오픈했다. 티바두마리치킨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고객관리와 운영능력 등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과 가맹점을 지원하는 스토어닥터의 전문화 등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를 어렵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은 대출받은 창업자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다. 이는 수익 부족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계형 창업자들의 대출 잔액은 2017년 2분기 기준 272조6000억 원에서 2019년 2분기에는 325조2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를 1인당 대출 기준으로 살펴보면 4799만 원에서 5705만 원으로 약 20% 정도 증가한 수치다.

결국 창업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떡볶이와 치킨을 협업한 걸작떡볶이치킨은 간단한 조리 레시피로 주방 인건비를 절감한 데다 매장, 홀, 배달 등 상권에 맞는 창업 모델을 제시해 창업비용을 절감시켰다. 여기에 업종 변경 자영업자를 위해 간판, 인테리어, 주방시설 등 일부만 수정하는 최소 리모델링 창업을 지원 중이다.

막창을 주 메뉴로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곁들인 ‘토고리 옛날막창&소갈비살’도 업종 전환할 경우 간판을 비롯한 의탁자 등의 시안을 제공해 점주가 직접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비용절감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창업비용도 대폭 낮췄다. 가맹 개설시 음식 맛의 통일성을 위한 부분을 제외한 모든 품목을 창업자의 자율구매에 맡겼다. 더불어 창업자금 무이자 알선지원 서비스도 실시 중이다.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진이찬방’은 창업의 안정성을 위해 창업보상환불제라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진이찬방 이석현 대표는 “창업 후 지속적인 적자 발생 시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리를 통해 영업이익이 창출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라며 “혹시라도 창업실패 시 시설 투자금을 현금으로 반환해드리는 업계 최초의 보상제도”라고 전했다.

그 밖의 내수시장의 위축, 자영업자를 위한 대한 대책과 집행의 일관성 부족 등도 자영업을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 찾아볼 수 있는 항목들이다. 이번 정부는 자영업 지원대책으로 ‘일자리안전자금지원’, ‘카드 수수료개편’, ‘제로페이 실시’ 등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한국 사회의 중심이다. 그들이 무너지면 한국경제는 더 이상 희망이 없을 것이다. 자영업의 매출 상승을 위한 정책보다 수익성 증가에 초점을 맞춘 정책과 지원시스템을 점검해 볼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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