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흔적이다. 후보자는 일상을 기록하듯이 SNS를 운용해야 한다. 일상을 기록하기에는 페이스북이 좋다. 어디를 가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무슨 생각을 하든지, 누굴 만나든지, 무슨 책을 읽었든지 다 기록해야 한다. 다만, 그 기록은 메시지로서 의미가 있어야 한다. 즉, 메시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이 사람은 시장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교육감으로서 충분히 자질이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들게 해야 한다. 

선거가 시작됐을 때에는, 어디에 가서 누구를 만났고 무슨 생각을 했고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한다 등의 의견 게시를 다른 후보들도 다 한다. 정보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 무엇을 봐야 할지 유권자들은 헷갈린다. 그리고 형태가 똑같으면 그 얘기가 그 얘기인 것 같아 지루해진다. 

어떤 이슈가 터졌을 때, 온라인상에 그 이슈에 대한 기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온다. 인터넷 포털 안에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너무 많으면 이걸 봐야 할지 저걸 봐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언론사는 단독 보도라도 할 수 있지만, 후보자의 SNS는 단독 게시의 특권을 누리기 어렵다. 

후보자의 게시글이 다른 후보의 게시글과 혹은 다른 SNS 유저들의 게시글과 그 내용이 비슷비슷하다면, 후보자의 열혈 지지자가 아닌 다른 유권자의 관심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다. 이미 선거 전부터 SNS 활동을 통해 꾸준히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신뢰를 쌓았다면 ,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게시글에 더 높은 신뢰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선거가 시작됐을 때 SNS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선거가 시작됐을 때는 후보들이 집중하는 이슈와 목표하는 바 등이 상당히 비슷해 내용과 형태가 비슷한 SNS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쉽기 때문이 다. 누굴 만났다는 둥, 어느 단체 누구와 얘기했는데 내 생각과 똑같았다는 둥, 평소 이런 정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가 자신을 응원해 주었다는 둥. 이런 행보가 선거철에만 시장에 나와 상인들과 악수를 하는 인사들과 무엇이 다른가. 유권자들은 무엇이 다르다고 느낄까. 선거철에만 불타오르는, 후보자의 타임라인은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뻔한 속내를 들키는 장이 된다. 

어디 글의 내용과 형태뿐이랴. 사진까지도 똑같다. 전시행정용 사진의 전형이다. 얼굴은 최대한 환하게 웃거나 정면을 응시한다. 사뭇 심각한 표정도 짓지만 어떤 표정이든 보여지기 위한 액션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다. 그러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처럼 SNS에 접근하는 것은 자칫 웃음을 살 수도 있다. 유권자들은 그것을 후보자의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느끼지 않는다. 

우리가 SNS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누군가는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재능을 어필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하는 일을 홍보하고 누군가는 좋은 콘텐츠를 실어 나른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일상을 관찰하고 누군가는 뉴스나 동영상 등을 소비한다. 

후보자가 SNS를 해야 하는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후보자를 유권자에게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유권자에게 거부감이 들지 않게 천천히, 콘텐츠 하나에도 깊이와 진정성을 담아야 한 다. SNS에 기록하는 후보자의 일상은 그렇기에 일반인의 일상 기록과는 다른 콘텐츠여야 한다. 오늘 먹은 음식 사진을 찍어 올리고 여행 간 곳의 풍경을 공유하는 일상 이상의 일상이어야 한다.

후보자를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어필할 것인지를 늘 염두에 두고 후보자의 일상을 담아야 한다. 유권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로 후보자의 일상을 재구성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SNS를 구독하거나 팔로우해야 할 이유, 후보자의 콘텐츠를 공유해야 할 이유, 후보자의 메시지를 읽을 이유, 후보자의 일상에 관심을 가질 이유를 후보자는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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