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야 최초 별자리 개석 개방 및 붉은 채색된 무덤방 내부 공개
- 100년만 우리 손으로 재조사된 1600년 전 아라가야 최전성기 왕묘 내부 최초 공개

[일요서울ㅣ함안 이형균 기자] 아라가야의 고도 함안군은 지난 20일, 사적 제515호 말이산고분군 13호분에서 가야고분군 전문가, 매장문화재 전문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전문가, 군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함안 말이산고분군 13호분 발굴조사 현장 공개회’를 개최했다.

말이산고분군 13호분 발굴조사 현장공개회 @ 함안군 제공
말이산고분군 13호분 발굴조사 현장공개회 @ 함안군 제공

이번 발굴조사는 2017년 봉분 중앙에 발생한 싱크홀 현상의 원인 규명과 보존조치를 위한 문화재청 국고보조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 6월부터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말이산고분군 13호분은 1918년 일본인 학자에 의해 도굴에 가까운 조사가 이루어진 이후 100년 만인 2018년에 우리 손으로 재조사를 하게 된 고분으로 중간조사 결과 가야 최초로 별자리와 무덤방 내 4벽면이 붉게 채색된 채색고분임이 공개돼 학계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현장 공개는 추가조사에서 확인된 봉분축조기술과 무덤방 내 출토유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먼저 말이산13호분의 거대한 봉분은 무덤방의 중심을 반으로 나누어 동-서방향으로 마주보고 쌓아올린 두 개의 석벽(石壁), 즉 중심분할석벽이라 불리는 구조물을 중심으로 봉분의 남쪽과 북쪽이 서로 다르게 쌓아 올라간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구조물은 말이산고분군은 물론 가야고분군에서 처음 확인되는 것으로 아라가야의 왕묘로서 말이산13호분의 상징성과 고대 아라가야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보여주는 증거라 볼 수 있다.

말이산13호분의 무덤방 내에서는 일제강점기 조사와 도굴 등으로 많은 유물이 반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유물부장공간 일부와 가운데 바닥부분에서 의미있는 유물들이 다수 출토됐다. 특히 무덤주인의 왼쪽 가장자리에 해당하는 곳에서 출토된 금동제 허리띠장식과 비취굽은옥은 말이산고분군에서 처음으로 확인되는 것으로 당시 북방지역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허리띠장식 아래에서는 확인된 직호문(직선과 곡선의 기하학적인 특수문양)이 새겨진 뼈 장신구와 사슴뿔 장식이 출토됐는데 5세기 일본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유물로 여겨진다. 이밖에도 두 귀가 달린 이형토기 2점 등 50여 점의 토기 등은 아라가야의 발달된 토기제작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서는 말이산13호분 별자리 덮개석을 들어올려 별자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들어올린 별자리 덮개석에서는 그 동안 무덤방 벽석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별홈(Cup Mark)이 추가로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말이산13호분 별자리 덮개석의 별홈은 2018년 최초공개당시 125개로 보고됐으나 이후 정밀광학스캔결과 134개로 나타났으며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부분을 현재 진행 중인 별자리 연구에 반영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말이산13호분 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 이후 한 세기만에 이루어진 조사로 자칫 잃어버릴 수 있었던 아라가야 최전성기 왕묘의 흔적을 되찾고 그로인해 그동안 저평가되어온 아라가야, 나아가서는 가야의 위상을 바로세운 매우 뜻깊은 조사로 평가된다”고 밝히며 “이번 조사과정에서 확인된 천문사상, 채색고분, 고암반대 축조, 중심분할석벽 등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아라가야의 고분문화로 가야 전시기를 걸쳐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던 아라가야의 국력을 보여주는 실증자료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또한 “발굴조사가 오는 12월 31일까지 완료됨에 따라 별자리 덮개석은 임시적으로 함안박물관 수장고에 보관·관리하고, 이후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고분전시관 내 전시할 계획이다. 고분정비는 발굴조사성과 및 조사단의 복원안을 바탕으로 복원공사 또는 노출전시관 추진 등 전문가 자문을 비롯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문화재청과 협의 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말이산고분군 13호분 발굴조사와 관련된 문의는 함안군 가야문화유산담당관실 가야사조사연구담당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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