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5·18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구가 발견됐다. 신원 미상 유골은는 법무부 관리 대장에 없는 유골로, 이날 처음으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뉴시스]
지난 20일 5·18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에서 신원 미상의 유골 40여구가 발견됐다. 신원 미상 유골은는 법무부 관리 대장에 없는 유골로, 이날 처음으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뉴시스]

[일요서울]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의혹이 제기된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수형자 공동묘지에서 미관리 대상 신원미상 유골 40여 구가 발견돼 법무부가 자체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무연고자 기록 관리 경위를 다각도로 분석할 방침이지만, 교도소 이전 등에 따른 기록물 이관·보존이 미흡할 경우 조사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최근 9명으로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 분묘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의 매장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20일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연고 수형자 묘지 개장 작업(법 체험 테마파크 조성 위함) 중 무연고자들을 합장한 콘크리트 관 위에 흩어져 있던 신원미상 유골이 발견된 데 따른 조처다.

법무부 관리 기록에 없는 유골 수십 구가 추가로 나오면서 교정 당국의 무연고자 관리 체계를 두루 살펴보고 재정리하겠다는 취지다.

광주교도소는 1908년 동구 동명동에 문을 열었고, 1971년 7월15일 북구 문흥동으로 이전했다. 시설 노후화로 2015년 10월 북구 삼각동으로 옮겨갔다.

법무부 조사단은 1971년 4월21일 조성된 문흥동 교도소 무연고자 합장묘 관 위에 누군가 추가로 유골을 묻었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동명동 시절부터 무연고자 관리 사항과 기록(묘적부 등)을 찾고 있다.

교도소 이전 때 관리 대장의 누락, 1980년 5·18항쟁 희생자일 것이란 추측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의 행정 절차를 추적 조사 중이다.

다만, 과거 무연고자 자료 일부가 체계적으로 보존되지 않아 관련 기록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누가, 언제, 왜 묻었는지를 비롯해 1980년 이전 의문의 주검들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유골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온 뒤 정부 유관기관이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유골 정밀 감식에는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돼 일각에서는 조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사 착수 단계로, 현재까지 무연고자 관련 자료 중 일부만 확보했다. 2차례의 교도소 이전과 한국전쟁 등으로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방면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필요하면, 국가기록원도 찾을 방침이다. 유의미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소상히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유골 수십 구가 발견된 교도소 공동묘지 터는 5·18 행불자의 주요 암매장지로 꼽힌다.

광주지검 작성 '광주교도소 동향'에는 80년 5월21일 시신 6구가 교도소 공동묘지 주변에 임시 매장됐고, 5월24일 검시 지시 내용(지검→교도소, 전언통신문)이 담겨 있다.

5·18직후 교도소 내 관사 뒤에서는 시신 8구, 교도소 앞 야산에서는 시신 3구가 암매장 상태로 발견됐다.

▲사형수와 무연고 수형자들이 묻힌 묘지이고 그동안 발굴·조사 대상에 빠져 있던 점 ▲유골의 심한 손상·부식 정도 ▲봉분 형태·크기(2~3구만 묻을 수 있음) ▲계엄사 문건에 기록된 5·18희생자보다 발견 유골 수가 많은 점 ▲유골 근처서 유품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5·18 행불자 또는 암매장과 관련이 없다는 추론도 나온다.

5월 단체는 5·18 관련성에 대해 정밀 감식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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