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후기~근대 미술작품 38점과 청화백자 등 고미술품 총 66점

[일요서울ㅣ밀양 이형균 기자] 평생동안 수집한 고미술품 66점을 아무 대가도 없이 무상으로 연고도 없는 지역 박물관에 기증해 연말연시 지역사회에 놀랍고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 26일, 밀양시립박물관에서 ‘김향선생 기증 고미술품 개막식’이 개최됐다. 이날 김향씨는 조선시대 후기에서 근대까지 미술작품, 도자기류, 민속공예품 등 66점을 기증했다. (왼쪽 김향, 오른쪽 박일호 밀양시장) @ 밀양시 제공
지난 26일, 밀양시립박물관에서 ‘김향선생 기증 고미술품 개막식’이 개최됐다. 이날 김향씨는 조선시대 후기에서 근대까지 미술작품, 도자기류, 민속공예품 등 66점을 기증했다. (왼쪽 김향, 오른쪽 박일호 밀양시장) @ 밀양시 제공

화재의 주인공은 부산시 기장군에 사는 김향(金香ㆍ60)씨다. 지난 26일 오후 4시, 밀양시립박물관에서 박일호 밀양시장, 기증자 김 향씨, 밀양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향선생 기증 고미술품 개막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김향씨는 조선시대 후기에서 근대까지 미술작품 38점과 청자, 청화백자 등 도자기류 9점, 민속공예품 15점, 기와류 3점 등 총 66점을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한다는 기증의향서를 전달했다.

김향씨는 1959년 경남 마산 출신으로 중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미술계에도 종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향씨는 본인이 평생동안 수집한 고미술품들 중에서 애장품으로 간직하고 있던 것을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하게 된 것은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향씨는 “몇 년 전, 경남의 어느 섬에서 외롭게 세상을 떠난 아버지께서 밀양에 영면해 계시며, 밀양의 어느 공소에서 삼촌 신부님이 몇 년을 지낸 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특별한 연고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01년 지인을 따라 우연히 밀양시립박물관에 다녀간 이후 몇 차례 밀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따스하게 다가온 여러 인연들이 계기가 되어 애장품을 기증하게 됐다. 밀양시립박물관이 잘 관리해서 많은 시민들이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기를 바란다” 라고 전했다.

김향씨가 밀양시립박물관에 기증한 애장품은 조선후기의 미술작품으로는 추사 김정희 편지글(簡札), 석운 권동수의 서예, 임전 조정규의 산수도, 소호 김응원의 묵란, 소치 허련의 산수도, 임당 백은배의 복록수 삼성도(福祿壽 三星圖), 석연 양기훈의 조죽도(鳥竹圖), 작가 미상의 민화와 함께 근대 한국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소림 조석진의 궐어도(鱖魚圖), 정재 최우석의 경연수풍(輕燕受風), 심전 안중식의 산수도, 소정 변관식의 산수도, 청천 이상범 가을 등 미술 작품이 총 38점이다.

또 조선시대의 민예품인 화각자(畫角子) 떡살, 다식판, 나무오리(木雁) 등 15점, 희귀 기와류 3점, 분청사기 1점, 백자 3점, 청자백자 운봉문 접시와 청화백자모란문 푼주, 청화백자 복록문 사발 등 총 66점이다.

이날 밀양시립박물관 명예의 전당에서 실시된 김향선생 기증 현액(現額)식에서 박일호 밀양시장은 “김향선생께서 문화예술을 통한 베품과 나눔을 실천하면서 아름다운 기증문화에 기여해 준 뜻을 황동판에 새겨 명예의 전당에 현액(現額)을 하는 것은 아름다운 역사를 기억하며 잊지 않기 위함”이라며, “지금까지 밀양시립박물관 자료를 기증해 주신 기증자들의 소중한 뜻에 보답하기 위해 현재 추진 중인 시립박물관 리모델링 기본계획 용역에 기증자관을 신설하여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고 밝혔다.

밀양시립박물관은 지난 24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밀양시립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김향선생 기증작품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시기간 중에 기증품을 수록한 도록을 발간해 전국의 박물관 등 연구기관에 배포하고,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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