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이 될 때까지 우리 스스로 개혁의 주체라는 자세로 중단 없는 개혁을 계속하겠다"고 지난 12월 31일 밝혔다.

윤 총장은 이날 2020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그간의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관행과 문화를 헌법과 국민의 관점에서 되돌아보며 과감하고 능동적인 개혁을 추진해 왔다"며 "쉬운 일은 아니지만 국민을 위한 변화의 노력을 멈출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적인 개혁과 함께 우리에게 부여된 책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며 "정치, 경제 분야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불공정에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 헌법의 핵심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 진행 중인 사건의 수사나 공판 역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이 검찰에 맡긴 책무를 완수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어떤 사사로운 이해관계나 당장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금품선거, 거짓말선거,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선거범죄에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선거사건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단순히 기계적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누구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을 왜곡하는 불법을 저지른다면 철저히 수사해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경제적 약자를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검찰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는 점도 강조했다. 윤 총장은 "여성, 아동, 장애인 등 약자를 노리는 강력범죄와 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신종 경제범죄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형사절차에서 범죄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사건관계인에 대한 배려에 빈틈이 없도록 업무 시스템을 점검하고 정비해 나가야 한다"며 "강자의 횡포를 막아내고 약자의 눈물을 닦겠다"고 전했다.

'과도한 검찰권 행사'에 대한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아무리 법 절차에 따른 검찰권 행사라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한정된 역량을 올바르게 배분하지 못한다면 '과잉수사' 아니면 '부실수사'의 우를 범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전날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형사사법 관련 법률의 제·개정으로 앞으로 형사절차에 큰 변화가 예상돼 올해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