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새’라는 말은 ‘이미 있던 것이 아니라 처음 마련하거나 다시 생겨난’이란 관형사라고 한다. ‘오래되어 성하지 아니하고 낡은’이란 뜻을 가진 ‘헌’의 반대되는 말이다. 시간적인 개념으로 보면 ‘새’는 현재를, ‘헌’은 과거를 각각 의미한다. 현재와 과거는 양립할 수 없다. 따라서 ‘새’와 ‘헌’은 양립할 수 없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서로 덕담을 주고받는다. 과거의 잘못된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 잘 해보자고 한다. 어떤 종교는 아예 과거의 일은 다 지나갔으니 모두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자고 강조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우리 인생사다. 특히 추악한 권력 싸움의 장인 정치판에서는 ‘새’라는 말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더러운 과거를 철저하게 은폐하기 위한 도구로 쓰일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이다. 지금이 옛날보다 더 교묘하고 악랄하다고 하는 편이 훨씬 정확할 것이다. 
이러한데도 국민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그래도 정치밖에 없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돌이켜보면 대한민국 정치사는 격동이라는 단어로 점철돼왔다. 군부 독재시대 때가 그랬고, 이른바 문민정부 시대 때도 그랬다. 6공화국을 거치면서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대통령이 불행해지는 모습을 목도했다. 
요즘 SNS를 비롯해 어디서나 현 시국을 부정적으로 진단하는 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나라의 곳간은 텅텅 비워져 가고 전운이 감도는데도 국방은 무너졌고 백성들의 마음을 붉은 색깔로 물들게 하고 법은 없어지고 거짓이 진실로 둔갑하여 큰소리치는 세상이 되고 북쪽은 더 강해져 우리를 무시하며 협박을 해대고 동맹이던 친구 나라에 따돌림당하고 철없는 국민은 몇 푼 안 되는 공짜 돈에 매수되어 속으로 곪아 죽는 줄도 모른다.’    
정말 그런지는 국민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다만, 이런 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날이 갈수록 진영논리의 소용돌이에 점점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보다 진영 간뿐 아니라 계층 간,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이 치유 불가능할 지경까지 곪아 있다.
이러한 극심한 갈등 구조를 여야 정치인들이 심화시키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이제 이런 갈등들을 과거로 돌려야만 한다. 
그렇기에 2020 총선이 중요한 것이다. 총선 때만 되면 으레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상식이 통하지 않고 함께 소통도 하지 않는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낼 때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는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낼 때다.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지 않는 과거를 청산할 수 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낼 때다.
그래야 위와 같은 부정적 시국 진단 글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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