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장휘경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시민의 '공정한 출발선'을 만들기 위해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2020년 서울시 시무식'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불평등과 불공정의 임계점에 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시무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24개 자치구 구청장 및 본청, 사업소, 자치구, 시의회사무처, 투자·출연기관 등의 직원 38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박 시장은 ‘Ted 강연’ 방식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는 "출발부터 가난하게 자란 소년은 가난한 청년이 되고, 가난한 중년이 되고, 가난한 노년이 된다"며 "출발부터 집이 없던 사람은 더 작은 전셋집, 더 비좁은 월셋집으로 밀려난다"고 지적했다.

또 "당장 양극화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는 근본 원인부터 바로잡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는 희망이 없습니다. 이대로 ‘성장을 멈춘 낡은 나라’로 남을 것인가, ‘활력을 찾은 새로운 나라’가 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공정한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동산공유기금 조성 ▲청년수당 ▲신혼부부 주거지원  ▲완전한 돌봄정책 ▲혁신생태계 조성 등을 내세웠다.

우선 부동산 불로소득 국민공유제를 위해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어 실천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먼저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어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히 환수해 미래세대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겠다"며 "환수된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통해 공공의 부동산 소유를 늘리고, 토지나 건물이 필요한 기업과 개인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금으로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 시민의 주거권을 실현하고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청년수당 대상자를 10만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지옥고(지하방, 옥탑방, 고시원)로 밀려나고 월세고에 시달리는 청년 4만5000명에게 월 10만원 씩 10개월간 월세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양극화 구조의 핵심에 '집'이 있다"며 "2020년, 서울은 신혼부부 주거 지원도 대폭 확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 합산소득 1억원 미만, 자가로 집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분들을 제외한 사실상 모든 신혼부부를 지원한다. 지난 8년 동안 서울시가 매년 1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꾸준히 확대해 온 공공임대주택의 건설과 공급은 내년에도 쉽 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돌봄정책과 관련해서도 그는 "2020년 서울의 사회복지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12조원을 돌파했다"며 "임신부터 출산, 보육, 돌봄에 이르기까지 서울은 사상 최대의 투자를 결심했다. 우리동네키움센터를 동네마다 촘촘하게 설치해 우리 아이들이 방과 후에 마음껏 놀고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그는 "미래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혁신산업 클러스터의 활성화에 힘을 쏟겠다"며 "재능을 가진 청년 누구라도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도시, 낙수효과가 아니라 분수료과를 거두는 포용의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성 정치권에 대해 "우리 사회는 분열과 갈등, 대립으로 혼란에 빠져있다. 정치권이 힘을 합쳐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달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에 '공정한 출발선 서울시가 보장하겠습니다'고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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