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뺨치는 작전으로 일본 탈출해 바레인 行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뉴시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뉴시스]

 

[일요서울] 보석 상태의 카를로스 곤 전 닛산 자동차 회장이 악기 상자 안에 숨어 일본을 탈출했다는 지인 증언이 나왔다.

지난 1일 곤 전 회장의 오랜 친구 이마드 아자미는 교토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곤 전 회장이 악기 상자에 숨어 일본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연주자들을 불러 크리스마스 홈 파티를 열었다. 이후 그는 연주자들의 악기 상자에 숨어 카메라의 감시를 뚫고 집 밖에 나오는 데 성공했다.

곤 전 회장은 대기 중이던 트럭에 올라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개인용 비행기에 탑승해 일본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자미는 곤 전 회장의 탈출 직후 아주 가까운 관계자와 관련 내용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교토통신은 ‘사실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교토통신의 보도에 앞서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소식통들을 인용해 일본 도쿄에서 곤 전 회장을 빼내오기 위한 계획이 몇 주 전부터 준비됐다고 전한 바 있다. WSJ는 지난 주말 계획이 실행됐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철저한 계획 덕분에 곤 전 회장은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해 자택에서 나온 뒤 프라이빗 제트기에 탑승, 터키 이스탄불로 향했다. 이어 30일 아침 레바논에 도착해 탈출 작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아내 캐롤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매체 르몽드는 캐롤이 터키 정부와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이부형제와 함께 남편의 탈출계획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은 레바논 뉴스채널 MTV를 인용해, 경찰의 24시간 감시를 받고 있던 곤 전 회장의 도쿄 집에서 지난 주말 파티가 열렸는데 연주자들이 가지고 왔던 커다란 악기 케이스에 숨어 곤 회장이 집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을 아내 캐롤이 짰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은 악기 속에 숨어 도쿄의 작은 지역 공항에 도착했고, 프라이빗 제트기를 타고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했다. 여기서 다시 봄바르디어 챌린저 프라이빗 제트기로 갈아타 30일 새벽 레바논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곤은 브라질의 레바논계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브라질은 물론 프랑스와 레바논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 그는 레바논에서 어린시절을 보냈으며, 현지에 자택도 가지고 있다.

곤의 변호사들이 그의 여권 3개를 모두 가지고 있었으며 그에게 여권을 내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곤은 가짜 여권으로 공항 당국의 검문검색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레바논 치안 당국자는 31일 NHK에 곤 전 회장이 입국 절차에서 “다른 이름으로 입국했다. 카를로스 곤이라는 이름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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