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오는 4월15일 치르는 21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역구 출마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흔히들 총선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주목받는 지역이 있다. 일요서울은 21대 총선을 맞아 ‘핫’한 지역구를 훑었다. 첫 번째 지역은 경기도 의왕·과천이다. 이곳에는 현역의원부터 정치 신인, 중진 의원 등 다양한 출마자들이 나선다. 일요서울이 이곳의 선거 판도를 들여다봤다.

-출마자들 “의왕·과천 현안은 ‘민생’…주거·경제 발전 등 관심” 입 모아
-한국당 ‘탈환’ or 민주당 ‘수성’…바른미래당 변수는 ‘제3지대 역할론’

21대 총선이 바짝 다가오면서 출마자들이 하나둘씩 지역구를 확정하고 분주히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모든 지역의 출마자들이 팽팽한 샅바싸움을 벌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히 눈에 띄는 지역이 있다. 경기 의왕·과천이다. 

민주당 출마자 最多…4선 안상수 ‘복귀’

이 지역은 특히 민주당 후보들이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현역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선 도전장을 던졌다. 신 의원은 “의왕, 과천 시민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교통과 주택 문제를 꼽고 있다”며 “진행 중인 사업들을 차질 없이 마무리하기 위해 재선에 도전한다”고 표명했다.

이 밖에도 이은영 전 청와대 행정관, 김진숙 의왕과천민생포럼대표, 오동현 변호사 등이 민주당 후보로 출마자로 나섰다.

이 전 행정관은 출마 배경에 관해 “지난 25년간 정치 현장에 몸담았던 사람으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여러 환경 변화들을 보며 이번이 정치적 도전을 실현시키기에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직자 출신의 여성 정치인의 맥을 이어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은 작은 소망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행정관은 ‘여성 정치 신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5월3일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공천심사 때 가산점을 최고 25%로 상향하는 공천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 전 행정관은 25%의 가산점을 받는다.

민주당은 많은 후보가 쏠린 만큼 당내 경선이 불가피하다. 이 전 행정관은 “경선의 핵심은 ‘인지선호도’, 현역 의원 평가 등 시스템 공천과 세대 공감형 인재 등용 전략에 부합하는 인물을 찾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인지선호도란 단순 인지도뿐 아니라 그 인물에 대한 호감과 선호를 포함한 개념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권오규 당협위원장과 한승주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출마를 준비한다.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도 이 지역에 복귀했다. 안 전 대표는 15·16·17·18대 국회의원 시절 이곳에서 내리 지역구 금배지를 단 중진 의원이다. 현재는 무소속이나 자유한국당에 복당 신청을 한 상태다. 이달 내 복당 절차가 치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안 전 대표는 “탄핵 여파로 보수 정당인 한국당이 너무나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오랜 경험과 경륜을 보태 어려움과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출마 포부를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서도 출마자가 나왔다. 김도헌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은 “현재 (정치에서) 민생 문제 등은 뒷전에 있다”며 “쉽지 않은 싸움인 걸 알고 있지만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민생을 챙기고 싶어서 출마하게 됐다”고 했다.

견제 심리·소통과 화합…출마자들이 보는 총선 변수는

출마자 모두 의왕·과천의 현안으로 주거와 교통 등 민생 관련 사항을 꼽았다. 신 의원은 의왕을 ‘교통의 요지’라고 밝혔다. 지하철과 광역버스가 신설돼 교통이 더욱 편리해졌으며, 이로 인해 재개발과 신규 택지개발사업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천의 경우 지식정보타운 8400세대, 주암동 공공지원 임대주택 5700세대, 3기 신도시 7100세대 등 재건축 사업들이 완료되면 인구가 2배 이상(6만→12만)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전 행정관 역시 과천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것을 거론하면서 “생활 인프라의 질적 개선, 교육환경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인구 증가에 따른 자족적 지역 경제 발전 기반을 조성해나갈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김 당협위원장 역시 “재개발 사업이나 도시 재생 사업 등 도시 관련 현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곳은 지금 수도권의 베드타운(bed town) 역할을 하고 있어 특별한 산업들이 발달되지 못했다”며 “많은 면적을 요구하지 않고 고수입·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첨단 사업 등을 유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선에서 변수가 있을 것이라 보는 시각은 야당 측에서 우세했다. 안 전 대표는 “집권 세력이 ‘거꾸로 가는 경제’를 하는 등 경제 정책에서 실패해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국회에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안을 날치기 통과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견제 심리를 갖게 됐고, 이것이 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이와 달리 신 의원은 “국회 개혁, 검찰 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과 대기업·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중소기업·내수 중심으로 개선하는 경제 개혁을 통한 일자리 확충 등이 모두 총선에 달려 있다”며 “정치·경제·사회 개혁을 마무리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선택할 것이냐 아니면 다시 정경유착, 권언유착의 특권과 반칙이 지배하던 과거로 회귀할 것이냐는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당협위원장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 역할을 잘 수행해 중도층을 견인한다면 총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전 행정관은 ‘공감과 포용의 리더십’을 내세웠다. “의왕·과천은 앞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후보자가 ‘화합하고 통합하는 공감과 포용의 리더십’을 갖췄는지를 중요하게 볼 것이라 판단한다”라고 바라봤다.

한편 의왕·과천은 유권자들이 특정 정치 성향을 띠고 있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신 의원이 41.36%의 득표율로 박요찬 당시 새누리당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 15대부터 18대까지 안 전 대표가 지역구 의원을 지냈다. 그는 15대 33.8%, 16대 49.12%, 17대 48.56%, 18대 60.40%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서는 송호창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이 박요찬 새누리당 의원을 꺾고 55.09%의 득표율로 배지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