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상영 NT Live 세작품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국립극장은 오는 2월 6일부터 19일까지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전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인 NT Live 중 대표적인 작품인  ‘한 남자와 두 주인’, ‘리먼 트릴로지’,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4년 3월 국립극장이 최초로 NT Live를 도입해 지금까지 총 18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오는 2020년 2월에 상영될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NT Live의 세 편은 코미디, 경제와 역사, 영미 베스트셀러 등 각기 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어 취향별로 골라보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 남자와 두 주인’은 2012년 토니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제임스 코든이 주연을 맡아 뛰어난 연기력과 가창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웨스트 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검증된 코미디다. 두 집을 모시는 경호원 프랜시스는 두 주인이 서로 만나서는 안 되는 비밀을 가진 것을 알게 되고 서로가 마주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골도니가 1745년 발표한 희곡으로 연극의 배경을 1963년 영국 브라이튼으로 옮겨왔다. 전형적인 등장인물이나 템포가 빠른 동작과 대화 등 16세기부터 18세기에 걸쳐 이탈리아에서 흥행한 가벼운 코미디 중에 하나인 코메디아 델라르테의 특징을 잘 살린 작품이다. 여기에 1960년대 밴드 음악이 어우러져 흥겨움을 더한다. 데일리 메일에서 ‘지구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연극’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희극의 묘미가 살아있는 ‘한 남자와 두 주인’은 2월6일(목)~2월9일(일)까지 총 4회 달오름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상영작은 ‘리먼 트릴로지’로 2014년 NT Live ‘리어왕’을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샘 멘데스의 최신 연출작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으로 2008년 미국 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리먼 브라더스사태’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실존했던 기업과 경제적 상황을 소재로 2018년 영국 국립극장에서 초연한 이후로 2019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며 화제를 모았다. ‘리먼 트릴로지’는 세계적인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를 일군 리먼 가문의 163년 역사를 3시간 30분으로 압축해 무대에 올렸다. 

극의 내용은 1844년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세 형제가 작은 옷가게를 창업한 후, 3대를 거치며 점점 사업을 확대하면서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설립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동시에 얼어붙게 한 리먼 가문의 몰락을 통해 미국 자본주의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샘 멘데스 연출은 “인간을 돕도록 고안된 시스템이 어떻게 인간을 파멸시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이 작품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라고 밝혔다.

또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세 명의 배우, 사이먼 러셀 빌, 애덤 고들리, 벤 마일스가 리먼 형제와 자녀, 손자 등 3대의 인물을 모두 소화하며 세대와 시대를 넘나드는 연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리먼 트릴로지’는 2월8일과 2월12일, 2월15일~2월16일까지 총 4회 상영된다.

세 번쩨 상영작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2018년 국립극장에서의 첫 상영 당시 전 회차 매진을 기록했던 인기작이다. 2019년 3월에 실시한 국립극장 NT Live 관객 대상 설문조사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 1위’에 꼽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12년 영국에서 초연된 이후 2013년 로런스 올리비에상 7개 부문, 2015년 토니상 5개 부문을 휩쓸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15살 자폐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를 죽인 용의자로 의심을 받자 자신의 특별한 재능으로 범인을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향하는 소년의 모험을 다룬 이 작품은 2003년 출간된 마크 해던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각색했다. 주인공의 심리를 단순한 무대와 영상, 그리고 배우들의 움직임 연기로만 표현해 상상력을 극대화했다. 연극 ‘워 호스’와 ‘엔젤 인 아메리카’를 연출한 마리안느 엘리엇의 위트 넘치는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2월13일~2월15일, 2월18일~2월19일까지 총 5회 상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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