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씽] 저자 벤 호로위츠 / 역자 안진환 / 출판사 36.5
무규칙 이종격투기의 세계에서 생명 연장 찾는 CEO 의 숙명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기업을 창업하고 경영하며 발전시키는 일이 구구단을 외는 일처럼 단순하게 명확한 답이 나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작년 한 해 천여 개가 넘는 국내 기업이 도산당하고 말았다. 자고 일어나면 버젓했던 스타트업들이 증발해 버리고 내로라하는 재벌 그룹조차 2020년 사업계획을 세울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한숨이다.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위기와 환율변동에 휘둘리고 급변하는 업계 환경과 장기화된 경기불황으로 휘청거리며, 내부적으로는 관리부실과 리더십 부재·매출 부진으로 국내 기업은 파산의 길을 걷고 있다. 생존조차 버거워하는 기업의 숙명속에 비즈니스의 최대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저자 벤 호로위츠의 신간 ‘하드씽’이 출간됐다.

저자는 지난 20여년 간 몸소 체험한 위기와 시련을 이겨낸 생생한 경험담을 소재로 창업에서 관리, 조직확장, 매각, 투자에 이르는 결정적 순간에 해법을 제시해왔다. 

더는 실패 없이 살아남기 위한 경영의 탁월성을 제시하는 책에서는 CEO의 숙명부터 생명연장의 꿈을 찾기 위해 회사를 키우는 요령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방향 감각을 상실했을 때 가장 어려운 기술의 차이점을 독자에게 알리면서 무규칙 이종격투기의 세계에서 책임과 창의성이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알려주기도 했다.

수익보다는 제품을, 제품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고 단언하는 저자는 신생기업일수록 직원을 교육하는 일에 매진해야 하며 직원들의 오해에 대처하는 경영자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특히 저자는 “당신이 현재 처한 곤란한 입장은 당신 탓에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당신이 사람들을 고용했고, 또 모든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은 이 일을 맡을 때 이미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은 없다. 모든 CEO가 숱한 실수를 저지른다. 자신을 평가하고 스스로 낙제점을 주며 자책하는 것은 어떤 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말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더불어 “기술 업계는 늘 극도로 복잡해지려는 경향이 있다. 원천기술, 경쟁 상황, 시장, 사람까지 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한다. 그런 만큼 위기도 많이 생기지만, 반대로 빠져나올 수도 그만큼 다양하다.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3차원 체스판과도 같은 셈이다. 진정 아무런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가? 그렇다면 직전 분기수익 200만 달러에 직원 340명, 이듬해 예상 수익 7,500만 달러인 회사를 상장시키는 것은 어떨까? 나는 그런 수를 두었다. 그것도 기술 기업을 공개하기에 최악의 시기로 인식되던 2001년에 말이다. 6주 동안 쓸 현금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나는 그 수를 두었다. 수는 늘 있기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책에서 악전고투 속에 시름하는 CEO를 위한 자세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인데, 저자는 있는 그대로 말하고 회사를 해치는 달콤한 거짓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시말해 건강한 기업 문화는 나쁜 소식이라도 직원들과 나누도록 장려한다는 점인데 사내의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논의하면 쉽게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를 숨기는 회사는 그 문제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좌절시키기에 이르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도록 문제를 공개하고 직원들 실수를 처벌하지 않으며 포상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리더의 용기 포사이트, 디커플링, 베조스, 레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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