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지난 10년간 그룹 총수들의 주식 성적표가 나왔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9일 ‘국내 주요 4대 그룹 회장의 2011년~2020년 사이 주식재산 변동 추이 분석’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의 주식재산은 2배 넘게 불어난 반면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반토막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연도별로 살펴보면 이건희 회장의 주식재산은 2011년 7조5000억 원대였는데 2012년에는 10조6518억 원으로 10조 원대를 찍었다. 2015년 연초에는 17조8893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후 2016년 6월말 들어 11조9484억 원으로 내리막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2018년 연초에는 22조251억 원으로 20조원대 주식재산 벽을 깨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 1월 초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17조3800억 원으로 작년 연초 13조5596억 원보다 28.2% 상승했다.
정몽구 회장은 이 회장과 전혀 다른 주식재산 변동 현황을 보였다. 2011년 8월 당시만 해도 정 회장은 주식부자 1위 이건희 회장의 왕좌를 뺏어올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부상했다.
실제 결과는 기대치와 전혀 달랐다. 2012년 연초에는 6조8893억원으로 떨어지더니 2015년 1월에는 5조3428억원으로 5조원대로 감소했다. 이건희 회장이 주식가치가 폭풍 성장할 때 정 회장은 크게 줄어든 것이다. 2016년 6월말 정 회장의 주식재산은 4조원대로 더 내려가더니 작년 연초에는 3조5627억 원으로 3조원대 수준까지 미끄럼틀을 타고 말았다. 올 1월 2일 주식평가액은 작년 연초 대비 8.4%(3조 8629억 원) 올랐지만 여전히 3조원대 수준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최태원 SK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가치는 2011년 3조1039억원에서 2013년 3월말에는 1조8354억원으로 추락했었다. 2018년 1월초에는 4조6597억원으로 4조6000억원대까지 고공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작년과 올해 초에는 각각 3조2698억 원, 3조3477억원으로 3조 3000억원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사실상 최 회장의 주식재산은 제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형국이다.
오일선 소장은 “주주의 지분가치는 주식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장부상으로만 평가되는 주식평가액에 불과하지만 향후 본격적으로 상속 등이 이뤄질 경우 상속세 규모 등에서 크게 이슈화 될 수 있다”며 “아울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주식가치는 10여년 사이 크게 오른 반면 현대차가 저조한 것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 산업은 크게 부흥했지만 자동차 업종은 새로운 동력 추진체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