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법률사무소 박보람 변호사
YK법률사무소 박보람 변호사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배우자와 이혼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심적 고통을 감당하기 어려워 이혼소송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협의이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의이혼의 경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혼인파탄사유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빠르게 이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으며, 실제로도 이혼사례 중 재판상이혼보다 협의이혼의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협의이혼을 하는 경우, 부부간 재산문제에 관한 합의 여부는 법원의 확인사항이 아니므로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관해 당사자 간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이혼이 가능하며, 협의이혼한 날로부터 3년 내에 유책배우자에 대하여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고, 2년 내에 상대방 배우자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배우자와 빠르게 이혼부터 하고 싶은 마음에 위자료나 재산분할 문제를 잠시 미뤄두고 협의이혼부터 진행하는 것은 당사자의 선택이지만, 이 경우 성급하게 이혼을 진행하다보니 재산문제를 명확하게 하지 않아 훗날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먼저 협의이혼시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관한 당사자 간 협의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그러한 협의내용을 명확하게 기재한 합의서를 작성하여 보관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 재산분할에 관한 합의서에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 부부공동재산을 명확하게 기재해둔다면, 혹시 모를 장래의 소송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어느 부부가 공동재산으로 시세가 유사한 A아파트와 B아파트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 아내가 A아파트를 보유하고, 남편이 B아파트를 보유하기로 재산분할에 대한 협의를 하였는데, 아내가 협의이혼 이후 남편이 혼인기간 동안 아내 모르게 C아파트를 보유 중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면, 협의이혼한 날(이혼신고일)로부터 2년 내에 남편을 상대로 C아파트에 대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경우 아내가 재판에서 재산분할협의당시 분할대상재산에서 C아파트가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여야 하는 만큼 위와 같이 부부공동재산을 명확하게 기재한 합의서가 있는 경우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실제로도 많은 분들이 협의이혼을 하면서 재산분할내용을 구두로만 합의하였다가, 이후에 배우자가 합의했던 내용과 다른 주장을 한다면서 상담을 받기 위해 변호사사무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때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재산분할에 대한 협의 내용이 명확하게 기재된 문서를 보관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재산분할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하는 경우 부동산이나 예금채권 뿐만 아니라 주식이나 퇴직금 등 상대방 배우자가 보유 중인 재산을 정확하게 파악하여야 하고, 확인된 재산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기여도를 반영하여 후회 없는 재산분할이 될 수 있도록 협의이혼 과정에서도 한 번 쯤은 전문가의 상담이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이 현명하게 이혼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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