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추방돼 귀국하는 가족을 기다리는 온두라스인들. [뉴시스]
미국에서 추방돼 귀국하는 가족을 기다리는 온두라스인들.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미국의 채드 울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은 지난 9일(현지시간) 온두라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 온두라스가 미국에 귀화하기 위해 온 제3국 이민들을 온두라스로 보내기로 최종 합의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울프 권한 대행은 새 협정의 합의안이 앞으로 몇 주 이내에 실천에 옮겨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온두라스에 지을 이민 수용시설을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건설하기 위해서 우리는 여러 가지 국면에서 세부 시행계획을 세웠다”면서 “실제 운영에 관한 문제나 소소한 다른 문제들, 온두라스의 수용시설이 너무 많은 이민들로 인해 과밀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는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울프 권한 대행은 온두라스 정부가 ‘인도주의적 책임’을 가지고 이 일을 맡아준 데 대해서 찬사를 보냈다. 또 이번 협정으로 미국까지 위험한 여행을 하는 이민들의 수가 더 줄어들 것이며, 온두라스에서 충분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울프 권한 대행이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이번 일을 결정한 것은 미국이 이민희망자들을 중미 국가로 보내기로 결정한 이후의 일이다.

미국은 지난해 7월 과테말라와의 협정을 시작으로, 이른바 이민 3국인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정부와 상호 협약을 맺고 각각 이 나라 출신의 이민 희망자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협정을 맺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은 이에 따라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이민들을 과테말라로 보내기 시작했다. 미국의 주장은 귀화를 희망하는 이민들이 맨 처음 입국한 나라에 안전하게 거주하면서 이민 신청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벌써 멕시코 출신의 이민 희망자들 역시 과테말라로 보내기 시작했음을 시인했다. 그러나 퇴임하는 지미 모랄레스 과테말라 대통령은 자기 정부는 멕시코 이민들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한 바가 없다고 지난 8일 이를 부인했다.

미국 정부가 과테말라로 보낸 이민 94명 가운데 지금까지 그 곳에 귀화를 신청한 것은 단 6명 뿐이다.

울프 권한 대행은 미국이 그 대신 이민을 수용해주는 나라의 경제개발 원조에 합의했다고 지난 9일 강조했다. 이민을 단속하고 범죄조직들을 분쇄하는 등 미국에 협조하는 나라에는 경제원조를 해줄 예정이며 온두라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미국이 이민들을 보내는 3개국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이며 수십만 명의 이민들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으로 이민하려고 몰려들게 한 이민 출신국들이라고 말하는 상황이다.

온두라스가 미국으로부터 추방된 자국민을 받아들인 숫자는 지난해에 10만9185명에 달했다고 정부 통계에 나와 있다.

결국 미국의 목적은 미국 국경으로 오는 이민들의 무리를 해산시켜 다른 곳으로 보내기 위한 것이지만, 온두라스는 아직 외국 이민들을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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