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도전’이 한국의 화장품 산업 선도”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

[일요서울 | 양호연 기자]국내 경기가 2017년 9월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는 정부의 공식 선언에 업계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모양새다. 지난 8월까지 23개월째 경기가 위축된 상태인 만큼 각 기업들은 이에 따른 경영난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각 그룹의 계열사들은 각기 다른 경쟁력을 더해 모그룹을 세계시장으로 이끄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요서울은 세계 경쟁력을 갖춘 국내 주요 기업들의 감초 역할을 하는 그룹의 계열사들을 살펴봤다. 이번 호는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알아본다.

손수 만든 ‘동백 머릿기름’ 시작으로 CES2020 진출까지
‘미’와 ‘건강’ 기업 가치 중심...회사 역량 강화에 ‘주목’


아모레퍼시픽의 뿌리는 창업자 장원 (粧源) 서성환 선대회장의 어머니인 윤독정 여사가 손수 만들어 팔던 동백 머릿기름에서 시작됐다. 1930년대 당시 머릿기름을 발라 반듯하게 빗어 넘긴 하얀 가르마는 아름다운 여인의 상징이었고, 윤 여사는 좋은 원료를 통해 동백 머릿기름을 제조·판매에 나섰다.

본격적으로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서성환 선대회장이 가내수공업으로 제조하던 가업을 이어받으면서 부터다. 1945년 해방을 계기로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하며 꾸준히 기업을 일궈온 것. 당시 시대적 상황에 비춰 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 연구실을 세운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시 서 선대회장의 이 같은 ‘혁신과 같은 도전’이 한국의 화장품 산업을 선도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넘어 세계시장 선도

글로벌 시장에 K뷰티 열풍이 불어들면서 현재 아모레퍼시픽을 이끄는 서경배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 회장은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로 취임해 ‘미’와 ‘건강’이라는 기업 가치를 중심으로 회사의 역량 강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의 큰 활약을 보이면서 업계는 서 회장이 향후 펼쳐나갈 경영 전략에 대해 궁금증을 표하는 분위기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향수 ▲이너뷰티 ▲메디컬뷰티 ▲매장 ▲생활용품 ▲티컬쳐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에뛰드하우스나 이니스프리 등을 통한 로드숍 화장품브랜드는 물론, 헤라, 설화수 등의 백화점 입점 브랜드로도 인지도가 높다. 국내에서의 활약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점차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에는 올해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설화수와 라네즈, 마몽드,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K뷰티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한 곳인 만큼 핵심 시장인 중국을 넘어 북미 시장까지 기반을 넓히는 등 글로벌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브랜드 라네즈는 세계 유명 드럭스토어인 세포라(Sephora)를 통해 유럽 18개국에 진출 한 바 있다.

CES2020서도 ‘눈길’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20’에서도 주목받아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화장품만 개발‧출시해 판매하는 것이 아닌,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것. 지난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을 선보였는데 현장의 반응이 좋아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은 사람마다 다른 얼굴 크기·피부 특성을 반영해 나만의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만드는 기술로, 도안을 실시간으로 디자인해 5분 안에 맞춤형 마스크팩을 제작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서비스를 오는 4월 아이오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정식 개시할 예정을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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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AI(인공지능)·스마트홈·VR/AR(가상현실/증강현실)·IoT(사물인터넷) 분야의 다양한 장비들을 전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정보기술 분야와 융합한 한국 뷰티 업계의 혁신 솔루션을 전 세계에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K뷰티 열풍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오래토록 이어질 수 있도록 이들의 향방이 기대된다.

한부모 여성 창업 ‘희망가게’, 400호점 개점

한부모 여성 창업 대출 지원 사업 ‘희망가게’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에 400호점을 정식 개점했다.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이 후원하고 아름다운재단이 운영에 나서고 있다. 

희망가게는 한부모 여성의 자립을 위한 창업 대출을 지원해 그 가족들의 삶에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icro Credit)’ 사업으로 알려졌다. 창업으로 일과 자녀 양육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지원하는 셈이다. 희망가게는 2004년 1호점 개점 이후 2011년 100호점, 2013년 200호점, 2016년 300호점, 2019년 400호점을 개점하며 희망가게 창업주들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희망가게 사업은 일반 금융회사 이용이 어려운 한부모 여성에게 담보나 보증을 요구하지 않고 신용 등급과 관계없이 창업자금을 대출해준다. 공모를 통해 선발하는 희망가게 창업 대상자에게는 최대 4000만 원의 창업자금이 연 1%의 상환금리로 제공된다. 상환 기간은 8년이며 상환금과 이자는 또 다른 한부모 여성을 위한 창업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한편, 희망가게는 2003년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 서 선대회장의 가족들이 여성과 아동 복지 지원에 힘쓴 창업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기부한 유산에서 출발을 알렸다. 당시 ‘아름다운세상기금’으로 알려졌고,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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