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출신 60여 명 출마…文대통령 지지율 ‘후광’ 업고 여의도행 티켓 쥐나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총선에서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4.15 총선에 출마하는 이들은 60여 명에서 많게는 80여 명까지로 추측된다. 최근 ‘文의 복심’이라 불린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마저 청와대를 벗어나 총선 출마 준비에 돌입하면서 이 같은 논란이 비화됐다. 반면 국회의원에서 내각으로 옮겨간 ‘장관 4인방’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야당은 “청와대가 총선 캠프냐”며 연일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출신의 총선 출마자가 이어지자 ‘많아도 너무 많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21대 총선 청와대 출신 출마 예상자 및 예상지(민주당)

 

-공직자사퇴시한 1월16일, 고민정 “더 이상의 청와대 조직 개편 없다”는데…
-與黨 “‘장관 4인방’ 지역구 ‘靑’ 전략공천?…非文 빼고 親文 넣는 것처럼 보일 것”

 

청와대 참모진과 국회의원 겸직 장관들이 총선을 앞두고 ‘자리 바꾸기’를 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여의도행 티켓을 손에 쥐기 위해 너도나도 총선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총선에 출마하는 청와대 출신 인사는 60여 명에서 최대 80여 명까지 거론된다.

반면 국회의원 겸직 장관들은 총선 불출마를 표명했다. 진영 행정안전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등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장관 4인방’ 지역구 靑 출신 누가 오나

이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청와대 출신 인사의 출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먼저 진 장관과 박 장관은 모두 해당 지역구에서 4선을 지낸 중진 의원들이다. 이들은 입각 당시부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두 사람의 지역구에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서울 용산·現 진영)과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서울 구로을·現 박영선)이 예상 출마자로 거명된다.

권 전 관장은 지난해 1월 청와대를 나와 일찌감치 지역 표밭을 다졌다. 반면 윤 전 실장은 오랫동안 청와대에 머물다 지난 6일 인사 교체돼 본격적인 총선 채비에 들어섰다. 

사실상 윤 전 실장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총선 출마 논란의 시위를 당긴 셈이다. 그는 세간에서 ‘文의 복심’이라 불리며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혀 왔다. 

그런 윤 전 실장까지 총선에 뛰어들자 야당은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새로운 인물은 사라지고, 정책과 공약도 사라지고, 오로지 ‘청와대 경력’, ‘문재인의 사람’이 선거판을 독점할 것이다”라고 힐난했다.

김 장관과 유 장관의 경우 고양정과 고양병은 ‘일산 벨트’로 불리며 민주당에서도 선거 요충지로 분류된다. 이곳에는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무성하다. 한준호 전 청와대 행정관도 물망에 올랐다. 최근 민주당이 이들을 예비조사에 포함시켜 인지도 조사를 벌였다는 이야기가 불거지면서다. 고 대변인의 경우 나경원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설도 언급된다.
  
민주당 “공천 제1원칙은 당내 경선…靑 특혜 없다”

청와대 인사들의 출마 러시를 두고 당 안팎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지난 8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출신 모두가 총선으로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청와대 출신 인사의 대규모 총선 출마는) 총선 이후 문 대통령의 임기는 2년여가 남는다. 그동안 국정 계획을 주도적으로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아닌가라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직자사퇴시한은 이달 16일까지다. 현재 청와대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출마설에 휩싸인 이들은 이날까지 청와대를 나와야 한다. 일요서울은 ‘청와대의 향후 추가 조직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 대변인은 지난 9일 “청와대 조직에 대한 개편은 지난번으로 끝났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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