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최근 필자의 주변 지인들 중에 유방암 치료를 받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일단 암이라는 질병에 자체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자기성을 일정 부분 상실한다는 면에서 심리적으로 상처를 많이 받는 질환이다.

암은 정상 세포가 비특이적인 자극에 의해 유전적인 변이가 발생하여 무절제한 증식을 통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유관과 소엽의 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으로 정의되며, 실질조직에서 생기는 암과 간질조직에서 생기는 암으로 나누어진다. 또 침윤 정도에 따라 유관과 소엽에서 발생하는 유방암은 침윤성 유방암과 비침윤성 유방암으로 나뉜다.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흔히 발병되는 질병으로 발병률과 사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4년 발표된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유방암 발생률이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폐암 다음으로 높았으며 인구 10만 명당 33명의 발생률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의 국가암정보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21만4701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이중 유방암은 남녀를 합쳐 1만9219명으로 전체의 9.0%로 5위를 차지하였고, 여성암 중에서는 갑상선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1999년부터 2008년까지 10만 명당 유방암 발병율은 연간 6.5%씩 증가되고 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증가되고 있다. 

또한 검진의 활성화 및 치료기술의 발달로 5년 상대 생존률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2013년 기준 91.5%에 이르러 우리나라의 유방암 환자 생존률은 점차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높은 생존율에도 불구하고 우라 나라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은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특히 유방암은 선진국형 질병으로도 불리는데 미국, 유럽, 호주와 같은 선진국과 일본, 홍콩 등과 같은 고소득 아시아 국가에서 발생률 1위를 나타내고 있다. 특징적으로 유방암의 증가 속도가 매우 급격할 뿐만 아니라, 선진국형의 생활습관이 보편화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방암 발생빈도가 높아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유방암의 예방 및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유방암의 유발 요인은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 음주 등의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 발생기전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실정이다.

유방암의 서양의학적 표준치료로는 국소적 절제술 시행 후 항암화학요법 혹은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이후 호르몬 수용체 의존성 여부에 따라 호르몬 요법 치료나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는 많은 부작용 증상을 유발시키며, 결과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를 거듭하면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증상들을 호소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감소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수의 암환자가 보완요법을 받고 있다. 보완요법이란 증상 완화 또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여 치료에 전반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으로, 주로 수행되는 현대의학에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요법을 의미하며, 이렇게 현대의학에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보완요법을 접목하는 것을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고 한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미국, 영국, 독일등에서 통합의학 센터를 설립하여 통합의학을 실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아예 유방암 환자를 위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보완요법을 소개하는 통합의학 가이드라인이 출판되기도 했다. 이전의 연구들에서 언급하는 보완요법의 정의 및 범위에 따라서 일부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암환자의 한의학적 요법의 이용률 역시 31% 정도로 높은 편이므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근거 중심의 보완요법을 안내하기 위한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의 개발이 필요하다.

한편 이러한 부작용과 삶의 질 저하를 개선하기 위해 한의학적 치료를 서양의학적 암치료와 병행하는 사례가 많아지는 추세로, 그 효과에 대한 보고도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더불어 한약재를 사용하여 면역기능을 강화시키거나 다양한 기전을 통하여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연구들이 다수 시행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유옹(乳癰), 석옹(石癰) 등의 병증과 유사하며, 유방종괴가 주 증상이며, 불통(不痛), 불양(不痒), 불적(不赤)하며, 혹 내열(內熱), 야열(夜熱), 오심번열(惡心煩熱), 지체권수(肢體倦廋), 월경부조(月經不調)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병의 원인으로 칠정소상(七情所傷)과 외열(外熱), 담음(痰飮), 기혈휴손(氣血虧損) 등으로 판단하고 있다. 각 원인에 따른 침치료, 한약치료, 약침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며, 양방처치 후에 나타나는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치료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수많은 의학 연구에서 유방암은 다른 종류의 암과 비교하여 식사성 원인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보고하고 있다. 여러 역학조사 및 case control study에 따르면 식품 성분들이 암의 발생 및 예방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특히 고지방과 고단백질 식사는 유방암의 발병을 증가시키고 채소와 과일의 섭취 증가는 유방암 발병을 예방한다고 하였다. 식품 성분 중 유방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은 콩의 제니스테인, EPA(eicosapentaenoic acid), DHA(docosahexaenoic acid)등이 보고되고 있다. 암의 치료 방법 중 화학요법은 종양세포 이외에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키며 오심, 구토 등의 여러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어 최근에는 부작용이 없는 천연물의 항암 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색이 진한 과일이나 채소 등에 함유되어 있는 색소 성분들이 여러 질병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면서 색소성분이 포함된 과일이나 채소의 소비가 증가되고 있다. 그중 anthocyanin은 flavonoid중 하나로 색이 진한 청색, 보라색, 적색을 띠는 색소 성분이며 식품에는 베리류, 적포도, 체리, 적색 감자와 적색 양배추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Anthocyanin은 탁월한 항산화력이 보고되고 있으며, 지질과산화를 억제하고 활성산소종(SOD)생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anthocyanin은 암의 진행 단계에서도 생리적인 억제 효과가 있으며, 다양한 선종 세포(carcinoma cell)의 기능을 둔화시킨다고 하였다. 이전 연구에서 anthocyanin중 cyanidin이 인체 유방암 세포 MDA-MB-231 세포의 암 전이 과정 중 이동성과 침윤성의 효과가 관찰되었다.

암치료는 아직 한방과 양방 모두 뚜렷한 완치 방법이 없다. 의학적으로 한의학 양의학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하면서 채소와 과일 섭취등 보완요법등을 이용하여 면역력을 높이고 치료 가능성이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한동화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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