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후폭풍...'검사내전' 저자 김웅 검사, 끝내 사의 밝혀
수사권 조정 후폭풍...'검사내전' 저자 김웅 검사, 끝내 사의 밝혀
  • 조주형 기자
  • 입력 2020-01-14 12:13
  • 승인 2020.01.14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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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비롯한 각종 안건들이 통과되자 동료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5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비롯한 각종 안건들이 통과되자 동료의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자 현직 검사인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작심 비판한 데 이어 끝내 사의를 표명하고 말았다. 검찰을 향해서도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아달라. 봉건적인 명예는 거역하라"는 쓰디쓴 당부를 보태기도 했다.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수정안'은 13일 오후 7시58분 경 야당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로 강행 처리됐다. 두 안건의 핵심 내용으로 검찰의 사건 종결권을 경찰에 일부 이관된다는 것과 수사지휘권 폐지 등이 지목된 상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교수는 이날 '이프로스'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한다. 평생 명랑한 생활형 검사로 살아온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라는 자조섞인 날선 비판과 함께 결국 사의를 표했다.

김 교수는 수사권 조정에 대해 노예무역으로 악명이 높았던 '아미스타드' 호에 빗대어 "국민에게는 검찰 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 공화국"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수사권 조정이란 게 만들어질 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를 때, 국회를 통과할 때 국민은 어디에 있었나. 국민은 어떤 설명은 들었나"라면서 "'검찰 개혁'이라는 프레임과 구호만 난무했지, 국민이 이 제도 아래에서 어떤 취급을 당하게 되는지 설명은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의문과 질문은 개혁 저항으로만 취급됐다"며 "이 법안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서민은 불리해지고 국민은 더 불편해지며 수사기관의 권한은 무한 확대돼 부당하다'는 '3불법'이라고 재차 꼬집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5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그의 격정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그는 "목줄 풀고 입 가리개마저 던져버린 맹견을 아이들 사이에 풀어놓는다면 의도는 무엇인가. 의도는 입이 아니라 행동으로 표출된다"고 다시금 비판했다.

김 교수는 또 수사기관 개편 당시 언급됐던 ▲실효적 자치경찰제 ▲사법경찰 분리 ▲정보경찰 폐지 등은 실종됐다면서 "수사권 조정의 선제조건이라고 스스로 주장했고 원샷에 함께 처리하겠다고 그토록 선전했던 경찰 개혁안은 어디로 사라졌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닌가"라며 "그래서 검찰 개혁을 외치고 총선 압승으로 건배사를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판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들을 야당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 통과 시킨 후 치러진 '예정된 축하연'에서 '총선 압승'을 건배사로 했다는 복수의 언론 보도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사기죄 전문 검사인 제가 보기에 말짱 사기"라고 일갈했다. 그는 "해질녘 다 돼 책가방 찾는 시늉을 한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학교 갈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국민을 속이는 오만함과 후안무치에는 경탄하는 바"라고 전했다.

이어 김 교수는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 평생 명랑한 생활형 검사로 살아온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이라며 "(검찰을 향해)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아달라. 봉건적인 명예는 거역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검사 이야기를 다룬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한 김 교수는 대검찰청의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도 근무한 바 있으며 수사권 조정 관련 업무를 맡은 바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백해련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백해련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조주형 기자 chamsae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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