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트렌드노트] 저자 염한결, 이원희, 박현영, 이예은, 구지원, 김정구, 정유라 / 출판사 북스톤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다음소프트연구원이 뭉쳐 지난해 매월 소셜 빅데이터에 올라오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2020년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관찰·예측해 7개의 인사이트로 정리해 낸 신간 ‘2020 트렌드 노트’ 가 출간됐다.

특히 2020년은 혼자만의 관계공식에서 개인은 누군가에게 판단되는, 숫자상으로 불리한 소수의 상태가 아닌  ‘삶을 꾸려가는 태도’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정의내린 부분이 인상깊다. 연구원은 2020년 한국사회는 자기만의 즐거움을 찾아 모이고 흩어지는 혼자만의 시공간 흐름에서 공간과 관계와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압축해냈다.

예컨대 이불에서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즐기는 넷플릭스나 회식자리가 아니어도 마음 편안히 찾는 코인노래방, 육아와 자녀교육에 전념하는 부모라 할지라도 혼자만의 시공간을 중요시 여긴다는 점에서 ‘1인용 삶’은 혼술이나 혼밥, 혼영, 혼라이프족을 지칭하는 신조어 그룹이 아닌 우리 사회를 반추하는 기본 단위로 자리잡힌 지 오래됐다는 점이다. 책에서는 1인가구의 폭발적 증가나 비혼의 확산과 같은 뻔한이야기를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윤택하게 꾸려나가려는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비즈니스와 문화 구축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변화된 관계공식을 추려내야 하는지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밀레니얼세대에 속하는 4050세대의 소비 성향과 취향을 분석하고 가계의 큰손에 해당하는 세대의 삶과 소비패턴의 방향을 진단해 냈다. 이러한 취향이 중요한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국민템과 유행템의 흐름을 따라 자신의 취향패턴을 본격적으로 추구하는 세대의 특징을 찾아주기도 했다.

빅데이터가 제시하는 2020년의 트렌드를 따라야 하는 최후의 대상인 기업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연구원들은 기업도 소비자와 친구가 되어 친밀하게 다가가면서 절대적인 서비스의 품질을 이뤄내야 하는데 촉각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사회생활 못지않게 개인의 건강과 삶의 균형을 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혼밥 한끼라도 대충 때우려 하지 않고 멋스럽게 플레이팅할 줄 아는 태도를 중시하는 풍조를 읽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만의 한끼 식탁을 만들어내기 위해 '마켓컬리'를 이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한다. ‘오리지널 티켓’ 한장으로 ‘굿즈 맛집’에 등극한 메가박스처럼 똑같은 영화를 비슷한 품질로 상영하는 영화관이라도 고객과 어떠한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능동적인 관객으로 변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욜로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인공지능의 큐레이션이 아니라 인간미가 넘치는 살가운 관계 맺음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존중받기를 원한다는 구심점이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책에서는 소셜미디어의 커뮤니티를 강조하면서, 이는 소비자에게 선택지를 넓혀주는 동시에 공급자에게도 훌륭한 영업처가 된다고 강조한다. 영업자의 시공 이력과 포트폴리오를 올려놓음으로써 B2C영업의 살아있는 현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공급자가 도배나 목수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작업물을 올려놓고 처음 본 사람들의 막힘 없는 질문에 스스럼없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욜로족은 처음 보는 사람과 통화하기는 꺼리지만 댓글을 달거나 DM을 보내는 일은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친구와 문자하듯 편하게 질문하고 즉각적인 답변을 기대한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에 능한 공급자만이 이 시대의 진정한 고수로 남는 것이다. 결국 동네 상가의 인테리어 사장이 데리고 오는 도배사는 어떤 사람일지 만나기부터 겁이 나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처음 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믿고 기댈 수 있는 동업자와 같은 마인드로 대할 수 있게 된다는 논리다. 여기서 연구원들이 강조한 것은 투명성이며 사람과 맺는 관계에서도 솔직하고 살가운 커뮤니케이션만이 통한다고 단언한다. 

이러한 마케팅은 프랜차이즈에서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라떼’는 우유에 에스프레소 샷이 첨가된 평범한 음료지만 자신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음료라는 기분이 들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스타벅스 라떼는 대략 6종류로 세분화돼 디테일한 이름을 붙여 판매 중이며 수시로 시즌 한정 메뉴가 출시되어 라떼 한 잔 주문하는 데도 시간이 제법 걸린다고 말한다. 스타벅스 라떼는 ‘팩트’이지만 2019년 12월 한정 출시되었던 스타벅스 돌체라떼는 ‘취향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저자인 다음소프트연구원 염한결외 6명은 “데이터는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라이프 스타일’ 리서치의 기반이 되는 수치”라고 인지하는 호기심 많은 재주꾼들이다. 데이터와 이야기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일상을 발견하고 흥미를 느낀다고 말하는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의 트렌드를 읽고 머릿속의 가설을 데이터로 확인할 때 짜릿함을 느낀다는 일벌레이기도 하다. 나와 주변인의 변화를 이해하며 착실하게 나이들어감을 소망한다고 말하는 이들은 호기심 많으며 도전을 즐길 줄 아는 ‘영감’을 가장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이 책과 함께 읽을 만한 책으로는 ‘트렌드코리아 2020’, ‘라이프 트렌드 2020’, ‘2020 한국이 열광할 세계 트렌드’, ‘포사이트’, ‘리더의 용기’ , ‘통계학 초 입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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