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건아(좌)와 브라운 [뉴시스]
라건아(좌)와 브라운 [뉴시스]

[일요서울 | 곽영미 기자] 귀화한 프로농구 선수 라건아(전주 KCC)에 이어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안양 KGC)도 인종차별적 비난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브라운은 16일 SNS를 통해 자신이 받은 인종차별적 비난 메시지를 공개했다. 브라운이 공개한 메시지 중 경기력에 대한 비난 정도는 애교수준에 가까웠다. ‘한국에서 꺼져라’, ‘교통사고가 났으면 좋겠다’ 등의 충격적 내용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17~2018시즌 인천 전자랜드에 입단하며 국내 프로농구 무대에 데뷔한 브라운은 이후 전주 KCC, KGC인삼공사를 거치며 3시즌 째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다.

악성 메시지를 공개한 브라운은 자신에 앞서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음을 폭로한 라건아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남겼다. 브라운은 “스마트폰을 뒤에서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넌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 딸, 아내, 가족, 농구에 대한 사랑을 위해서 농구를 해야한다”고 말하며 “너는 한국 농구 국가대표로 뛰기 위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최초의 외국인 선수다. 열심히 노력해 딸과 한국 어린이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앞서 라건아는 지난 14일 ‘KBL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너보다 잘한다. 네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악의적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공개하며 “나는 매일같이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는다. 대개 차단하고 말지만, 나는 이런 문제를 매일 겪어야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한 바 있다.

라건아는 2012년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건너와 KBL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다가 2017년 1월 한국 귀화 의지를 드러냈고, 체육 분야 우수 인재 자격 특별 귀화를 통해 2018년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국가대표로 활약을 펼쳐왔다.

한편 프로농구연맹(KBL)은 외국인 선수들이 인종차별을 당할 경우 연맹이 취할 법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더불어 외국인 선수들이 받는 인종차별에 대한 실태 파악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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