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3개월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공관병 갑질논란’을 일으켰던 박찬주 예비역 육군대장을 야심차게 영입해서 헛발질로 시작했던 황교안식 자유한국당 인재영입과는 그 결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을 총괄하고 있는 사람은 이해찬 대표의 복심이며, 이해찬 대표가 가장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인 윤호중 사무총장이다. 즉, 더불어민주당의 가장 뛰어난 전략가인 이해찬 대표의 뜻을 가장 잘 헤아리고 있는 윤호중 사무총장이 이해찬식 인재영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언론의 평가가 대부분이다. 자유한국당이 인재영입에 있어서는 뒤처지고 있다는 논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실제로 인재영입 이후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논란으로 진영내의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의 잡음은 아니었다.

지난 1월16일까지 더불어민주당이 공식적인 인재영입 행사를 진행하며 언론에 소개한 사람은 모두 9명이다. 물론 인재영입은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정당이 인재영입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선거의 내용에 따라 영입한 인재의 활용방법은 천차만별이다.

대선에서 영입한 인재는 대선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한 뒤, 대통령을 보좌하거나 내각에서 대통령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지방선거에서의 인재영입은 이겨보지 못한 미지의 지역에서 승리하기 위해 거물후보를 영입하는 것이다. 총선에서의 인재영입은 당의 총선후보로 나서 300인의 전사 중 한 사람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재영입은 다가오는 21대 총선에 이들을 출마시켜 국회의원을 만들기 위함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이력을 보면 당장 국회의원 배지(badge)를 단다고 하더라도 훌륭하게 국회의원의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면면이다.

여성척수장애인 최초 재활학 박사인 최혜영 교수, TV프로그램에 ‘효자소년’으로 출연했던 원종건 씨, 김병주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스포츠클라이밍 세계1인자 김자인 선수의 남편인 오영환 전 소방관, 경제학 박사이자 ‘로스토리’ 대표 홍정민 변호사,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 환경전문 이소영 변호사, 세계은행 출신 경제학 박사 최지은 씨가 그들이다.

하나같이 스펙(spec)과 스토리(story)가 있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 3S를 완벽하게 갖춘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들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인재영입이 성공으로 평가 받는 이유이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하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해찬 대표가 이렇게 훌륭한 인재들을 독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얼마 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이들을 비례대표로 입후보시킨다고 하더라도 많아야 7-8명 정도 당선권인데도 말이다. 이미 9명은 많은 숫자임에 틀림없다.

답은 바로 거기에 있다. 이해찬 대표는 인재영입으로 입당시킨 이들을 모두 비례대표로 입후보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구에도 출마시킬 생각인 것이다. 그래서 필요 이상의 3S를 장착한 참신하며 대중에 영합할 수 있는 인사들을 대거 영입한 것이다. 실로 놀랄 만한 선거전략이 아닐 수 없다.

그건 그렇고, 그로 인해 보통 사람들이 총선 후보자로 나서 선거에 승리하여 국회의원이 되는 길은 더 멀어진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의 허들이 높아져서 생긴 역설의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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