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보수텃밭 두고…여야 공성전·수성전 '치열'"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인천광역시를 둘러싸고 올해 연초부터 현역 의원들 간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특히 송도 신도시가 있는 인천 연수을에서는 여야 현역 의원 간 신경전이 치열한 상태다. 현재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연수을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선전포고를 했다. 민주당 역시 전략 공천 대상을 고심 중이다. 결국 인물과 경륜을 두고 여야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는 형국이 됐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1월1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1월19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초부터 선전포고…현역들도 권력투쟁”

현재 인천 연수을을 둘러싼 정가에서는 총선 승리를 위한 수 싸움이 한창이다. 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한국당 입장에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 공천 문제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당에서 전략 공천의 핵심 인물이 거명됐기 때문이다. 당에서 각종 지표를 따져 지역으로 내려 보내는 ‘지명 공천’, 상대 당 도전자를 무너뜨리기 위한 ‘자객 공천’ 등이 바로 전략 공천의 일종이다. 격전지로 거론될수록, 상대 당 후보의 전력이 막강할수록 지역 경선 후보들이 느끼는 전략 공천의 위험도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작용한다.

게다가 여당에 이어 야당에서도 연수을을 노리는 현역 의원이 나왔다.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역 의원들의 3강 구도가 벌써 굳혀지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략 공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도 더해지는 상황이다.

총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천 연구수을은 현역 의원 간 신경전으로 선전포고의 장이 됐다. 바로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의 인천 연수을이다. 이곳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고 더불어민주당은 전략공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인천 연수구을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21대 총선 인천 연수구을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인천 연수을…민경욱 vs 전략공천 vs 이정미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버티고 있는 연수을은 인천의 연수지구 남부 지역과 송도신도시 등으로 구성된 선거구다. 항간에는 이곳의 소득 수준이 인천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수-진보의 입김도 뚜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지난 16대부터 19대 총선에서 보수 성향을 보여 왔다.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수 텃밭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무려 24년 동안 보수 정당의 세가 강하게 나타났던 곳이다. 당시 황 의원이 핵심 친박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민 의원을 포함한 보수 진영 입장에서는 반드시 깃발을 먼저 꽂아야 하는 요지 중의 요지라고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변수는 언제나 있는 법. 첫 번째, 바로 ‘인물’이다. 지난 19대 대선 등에서는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득표율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이 곳에 출마하겠다며 공개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이 의원은 지난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낡은 특권정치의 불판을 갈고 민생개혁 국회를 열겠다. 한국 정치의 낡은 불판을 연수에서부터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 의원을 향해 “한국당 24년간 독점 결과가 무엇이냐. 막말이다. 급기야 막말을 넘어선 불법과 폭력으로 이제 국회의원 자격조차 위태롭다”며 “1996년 이래 24년간 계속된 자유한국당의 연수을 1당 독점을 끝내고 완전한 세력 교체를 최초로 이룰 것”이라고 선포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의 진짜 경쟁 상대는 더불어민주당이다. 낡은 정치의 판을 갈고 국민이 가장 원하는 민생 개혁의 길을 정의당 대 집권여당의 경쟁구도로 열겠다”며 민주당을 견제하기도 했다.

민 의원이 이날 이 의원의 ‘선전포고’에 대해 “맨 왼쪽에 있는 이 사람이 우리 당을 보고 극우정당이라고 한다. 내 참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라고 대응했다.

앞서 이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위원이었던 제가 박 전 대통령 사저대변인이었던 민 의원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두고 전 정부 당시 ‘청와대의 입’이었던 민 의원과의 대결 구도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연수을에 전략공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바로 두 번째 변수인 ‘경륜’이다. 4선의 송영길 의원을 두고 민주당의 연수을에 대한 차출설이 나오면서 이곳의 중요성을 재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의 의중도 어느 정도 읽혔다는 관측이다. 바로 민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지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 24년 동안 보수 성향 정당의 텃밭이었던 곳을 이제는 빼앗겠다는 것으로도 보일 수 있는 차출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 의원은 민주당의 연수구 차출설을 일단 부인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를 두고 민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렇지. 4선쯤 와서 붙어야 재미가 있지”라며 “너무 싱거운 싸움이 될 뻔했는데 인천 연수을 지역구 선거구도가 흥미롭게 변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와서 싸우다 간 보고 여야 간 후보 단일화를 또 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진보 여권의 전략 공천과 선전포고에도 꿋꿋하게 싸워 나가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며 총선 열기를 더욱 불태우기도 했다.

이미 연수을은 각 당의 경선 시작에 앞서 현역 의원들의 신경전으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의 신경전은 모두 총선을 향한 인물과 그들의 경륜에 기인하는 셈이다. 민주당의 전략 공천 대상으로 4선의 송 의원이 거론된 만큼 차기 대상자가 누가 될 것인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3강 총선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방경제협력위원회 특별고문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오전 2019 북방포럼이 열린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방경제협력위원회 특별고문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오전 2019 북방포럼이 열린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전략공천 자객공천…내리꽂아 승기 잡나

앞서 언급한 인천연수을은 시작 전부터 현역 의원들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당에서도 이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야당이 먼저 꽂은 당기를 지켜야 하는 민 의원의 연수을에서 공성전 초입부터 선전포고가 한창이다. 역시 인물 전쟁이 될 공산이 크다.

심지어 여당은 이곳에 대해 전략공천으로 내리꽂아 승기를 선점하고자 했으나, 차출설의 주인공인 송 의원이 거듭 부인하면서 전략의 일부가 노출된 것 아니냐는 평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 의원 차출설을 두고 여당이 이곳을 탈환하려고 그동안 이를 갈고 준비해 왔던 것 아니냐는 시각과 함께 향후 또다시 중량감 있는 인물로 다시금 ‘자객 공천’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민 의원을 향한 ‘자객 공천’은 여당에 이어 진보야권에서도 횡행하고 있다. 바로 이 의원이다. 그는 연초부터 이 곳에 노란 깃발을 꽂겠다면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곳에 누가 어떤 색깔을 칠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역 민심 또한 쉽사리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략 공천 역시 문제다. 지역을 두고 예비 후보들 간 제 아무리 논한다 하더라도 당의 전략 공천 화살을 비껴갈 수 없다. 전투라고 할 수 있는 지역 민심 잡기도 중요하지만 총선이라고 하는 전쟁 전체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전략 공천 화살 또한 쏘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더욱 중요한 시기로 접어들었다. 이제 전략 공천 또한 테이블에 올랐다. 이미 현역 의원들 간 신경전이 시작된 가운데, 당의 전략적 시각이 노출된 상황에서 다른 당 역시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당과 후보, 이를 둘러싸고 당이 내놓을 인물 전략이 얼마나 참신한가에 따라 민심의 향방이 바뀔 것이다.
 

국회의원 배지.[뉴시스]
국회의원 배지.[뉴시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