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굳히기’ 나선 나경원 ‘타깃’, 자객 공천설 ‘횡행’ 

[일요서울 | 강하늘 기자] 4·15 총선 승리를 노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을에 ‘자객공천’ 카드를 꺼내들까. 민주당은 한국당의 서울 지역 간판스타인 나경원 의원이 버티고 있는 동작을을 비롯해 야당의 거물급 정치인이 출마할 예정인 일부 서울 지역에 ‘자객공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의원이 여당의 도전을 꺾고 5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아니면 민주당이 강력한 대항마로 동작을 탈환을 이룰 수 있을지 그 결과가 흥미롭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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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마로 민주당서 고민정·이수진 출마 가능성 ‘솔솔’

#표심 변화 잦은 동작을, 변수는 ‘인물’ 


서울 동작을은 동작구 동부·남부 지역인 상도1동, 흑석동, 사당1동 등을 포함하는 선거구로 표심이 일관되지 않고 변화가 잦은 지역으로 분석되는 곳이다. 상도1동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던 곳이다. 이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을 따르던 정치 집단을 뜻하는 상도동계라는 말도 생겼다. 동작을 지역 관계자는 지역 현안에 대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체가 영향권에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와 사당 지역 등의 재개발 문제 등에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동작을은 역대 선거에서 정동영, 김한길, 정몽준, 나경원, 노회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서울 내 대표적 총선 격전지로 꼽힌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는 거물급 정치인들이 출마하면서 보수정당 출신들이 다수 당선됐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 이전 선거에서는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됐다는 점에서 동작을은 정치적 진영 대결보다는 인물이 판세를 가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16대·17대 총선에서는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됐다. 16대 총선에서는 유용태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17대에는 이계안 열린우리당 후보가 탄핵 역풍 바람이 불면서 금배지를 달았다. 그러나 18~20대 총선에서는 모두 한국당 계열의 보수정당이 승리했다.

18대 총선에서는 정동영 통합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한나라당 후보가 혈투를 벌인 끝에 정몽준 후보가 승리를 거뒀으며 19대 총선에서도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가 이계안 민주통합당 후보를 꺾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난 2014년 치러진 7월 재보궐선거에서는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노회찬 정의당 후보를 1천표 미만의 매우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20대 총선에서도 재공천을 받은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가 허동준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무난히 4선 고지에 올랐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이 동작을에서 5선 굳히기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추미애 대표 시절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지낸 강희용 지역위원장과 김부겸 의원과 가까운 허영일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현재 나 의원을 꺾을 대항마 찾기에 골몰한 분위기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나 의원을 타깃으로 한 ‘자객공천’을 준비 중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때 이 지역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차출설이 돌기도 했지만 강 장관이 “그럴 능력이 안 되는 것 같고 뜻도 없다”며 총선 출마를 완강히 거부하면서 ‘강경화 카드’는 사그라들었다. 민주당 내에서는 최근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양승태 사법부 사법 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고 대변인은 지난 8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의원의 대항마, 이런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들어보셨나’라고 묻자 “저도 보도를 통해서 보고 있다”며 “(총선 출마 문제는)고심 중에 있다. 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동작을 현역 지역구 의원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br>
서울 동작을 현역 지역구 의원인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대항마로 거론되는 고민정 전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 ‘강경화 카드’는 사그라들어, 고민정 or 이수진? 

한국당 안에서는 격전지에서 여당 후보의 도전을 꺾을 마땅한 대체 인사가 없다는 점에서 나경원 의원이 무난히 당내 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서는 만일 경선이 아닌 ‘자객공천’으로 전략공천이 이뤄질 경우 당내 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나 의원 대항마로 인지도가 높은 여성 후보를 내세울 경우 동작을도 총선 최대 이슈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동작을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이 어떤 인물을 내세울 것이냐가 될 전망이다. 또 본선에서는 현역 의원인 ‘나경원 심판론’과 ‘문재인 정부 심판론’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동작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 한 인사는 지난 17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는 나경원 심판 선거다”며 “지역에서는 나경원 의원의 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져 있는 상태이고 품격 있고 일을 잘하는 정치인을 원한다는 여론이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나경원 의원이 원내대표 때부터 여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었고 이번 총선에서도 누구누구를 보낸다는 말이 돌았다가 당선 가능성이 낮아 보이면 또 다른 인물로 바꾸는 것 같다”며 “민주당에서 도대체 누구를 내보낼 것인지 모르겠지만 나 의원이 지역 기반이 약하지 않다. 지역 관리를 열심히 했고 주민들과의 스킨십도 좋아서 지역 평가가 나쁘지 않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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