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귀국전’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예술의 전당과 과천시, 예산군,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가 주최·주관하는 ‘추사 김정희와 청조문인의 대화; 귀국전’이 오는 1월18일부터 3월15일까지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2층 전관에서 전시된다. 

이 전시는 한중 국가예술교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19년 6월 18일부터 8월 23일까지 중국 국가미술관에서 개최되어 총 30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추사 귀국전은 추사 김정희 학예의 특질인 괴의 미학과 동아시아 서의 현대성을 주제로, 간송미술문화재단, 과천시 추사박물관, 제주추사관, 영남대박물관, 김종영 미술관 등 30여 곳의 소장품과 120여 점의 추사 작품과 추사를 재해석한 현대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전시 구성은 총 3가지 키워드로 이뤄질 예정이다. 가장 먼저 연행과 학예 일치로 학문과 예술이 하나되는 뜻을 보여줄 예정이며, 해동통유와 선다일미로 참선과 차를 마시는 것을 동일시하는 유불선의 아우름을 관람객에게 전해줄 예정이다. 다음으로 유희삼매와 추사의 현대성으로 예술이 극진한 경지에 이르는 모습을 보여 줄 예정이다. 

가장 먼저 ‘연행과 학예일치’ 부분에서는 옹방강, 완원으로부터 실사구시 관점의 경학과 금석고증학을 수용해 고예로부터 역사와 서법이 녹아든 추사체를 완성해 내는것과 고예로부터 역사와 서법이 녹아든 추사체를 완성해 내는 것을 보여 줄 예정이다. 

두 번째 키워드인 ‘해동통유와 선다일미’에서는 제주 유배라는 극한의 실존에서 유마거사를 자처하면서 유불선을 아우르는 통유이면서, 초의선사와 만나 선과 차를 하나로 승화시키는 추사의 정신세계를 보는 것이 관건이다. 

세 번째 키워드인 ‘유희삼매와 추사서의 현대성’에서는 비첩혼융의 추사체가 발산하는 불계공졸와 천진의 정수를 볼 수 있다.

전시는 2020년도 한 해를 서울로 시작해 제주와 예산을 거쳐 과천으로 전국 순회하는 추사귀국전은 현판, 대련, 두루마리, 서첩, 병풍 등 추사의 일생을 걸친 대표작은 물론이며 추사의 글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20세기 서화미술 작가의 작품을  동시에 전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전시를 개최하는 예술의 전당 관계자는 “21세기 중국에서 확인된 19세기 동아시아 세계인 추사 선생의 학예 성과는 현대를 살아가는 한국 대중들이 새롭게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할 것이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2월13일에는 추사국제학술포럼이 예술의 전당 주관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는 최완수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중국의 예신, 푸치앙, 우구오바오가 연이어 강연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이완우, 허흥범, 정병규가 추사학예의 세계성과 현대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전시 기획과정에서 중국 여론에 대한 염려와는 다르게 하루 5000여 명의 관람객이 추사를 만나기위해 전시장을 찾았고 문화예술계 지도자와 전문 연구자, 서법가, 정치 지도자와 관료는 모두가 추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진지하게 감상했다고 전해졌다. 

‘아시아 문명과의 대화’ 일환으로 열린 ‘추사중국전’국제학술포럼에서 중국국가 미술관 장칭 부관장은 “추사는 글씨의 성인(서성)이다. 이번 전시가 실증하듯 경전을 남기으로써 역사에 기여하고 있다. 왜 이제야 우리는 서성 추사를 알게 되었는가. 추사야말로 현대인이 추구하는  미학과 조형구조 그 자체를 이미 150여 년 전에 제시했다”라고 평했다.

더불어 우구오바오 중국 미술관 소장작품부 서법분야 전문 학예가는 “북방민족인 김정희는 성인군자다. 경전창출을 통해 서법역사발전에 심대한 기여를 했기 때문이다. 서법의 모국이라는 중국으로부터 추사체가 비롯되었지만 추사는 당시 서법을 혁신했다. 하지만 추사의 한계도 분명한데, 갑골문 금문의 연구 실천은 오늘날의 작가들의 몫이다”고 또 다른평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추사 서예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시도함으로써 19세기 동아시아의 급변하는 시공간의 지평에서 추사 글씨의 세계성과 현대적 미를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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