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교수
신용한 교수

"산업, 경제, 사고 및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에 혁명적 변화가 올 것이고, 현재의 불평등은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융복합시대를 준비한 사람만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경제학자 출신으로 다보스포럼을 창립한 클라우드 슈밥 의장이 4차산업혁명을 최초로 언급하며 했던 말이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및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인공지능(AI) 제품과 인공지능 공장 등 모든 사물이 스스로 데이터를 생성하고 연결되는 초연결사회인 4차산업혁명 시대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들이다.

신형픽업트럭 발표 행사장에서 방탄유리가 깨지는 중대 해프닝에도 3분기 깜짝 수익과 최근의 견고한 판매 덕택에 4차산업혁명 시대의 총아인 전기차의 황제 일론 머스크는 상하이에서 웃옷을 벗어 던지고 춤을 추었고, 테슬라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1천억 달러를 돌파하였다. 이렇듯 기존에 상상도 못했던 기업이 탄생하고 기성세대 기득권의 사고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산업계 지각변동이 연출되면서 바야흐로 전 세계가 4차산업혁명 시대 한복판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술직의 고용은 당연히 증가하고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기술인력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계화, 자동화로 인해 대체 가능한 직업은 고용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 저출산 등으로 의료, 복지 관련 직업의 고용은 증가하고 있다.

또한, 경제성장과 글로벌화에 따른 서비스 전문직의 고용은 증가하고 각 분야의 안전의식이 강화되면서 안전 관련 직종의 고용도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방식의 업무에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ICT)이 융합된 업무가 증가되고 있다.

즉, 4차산업혁명 시대의 놀라운 변화만큼이나 일자리도 대폭 변화가 생기고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기준도 완전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대한민국도 고부가가치 헬스케어나 핀테크, 크라우드펀딩 및 복합 엔터테인먼트 산업 등 젊은 층이 선호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강점있는 미래 일자리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그에 걸맞게 인재와 인재상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와 혁신의 관점으로 눈을 여의도로 한번 돌려보자. 여야, 진보보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낮게 깔린 겨울 날씨만큼이나 숨부터 탁 막힌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인재를 중심으로 인력을 급속도로 재편하고 혁명적인 변화를 도모하기는커녕 증기기관으로 대량 생산을 시작하던 1차산업혁명, 전기구동 컨베이어벨트로 대변되는 2차산업혁명 시대의 잔영과 구태들도 여전하고 컴퓨터를 통한 첨단 자동화 시대인 3차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들이 여전히 주름잡고 있으니 말이다.

CT, IOT 등 융복합 비즈니스의 혁신을 선도할 인재가 풍부한 대한민국 답게 정치분야도 생태계 자체를 화끈하게 바꾸겠다고 거창하게 강조하고는 있지만, 정작 정치 생태계를 바꿀 만한 간판 인물도 새로운 정치 생태계를 창출할 소프트 파워 인재도 보이지 않는다. 우주선 발사하듯이 매일 1호, 2호 호수를 붙여가며 인재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막상 공천에 임박하면 또다시 고장난 레코드처럼 "쓸만한 젊은 인재가 없다"는 타령이 늘어질 것이다.

수많은 일자리가 하루아침에도 명멸하고 있는 시대다. 과연 4차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된 일자리 기준과 인재상에 걸맞는 여의도 기득권 정치인은 얼마나 될까 한번 상상해보라. 역사와 국민을 향한 사명감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알량한 기득권이나 거대 진영논리에 취하여 샐러리맨으로 전락한지 오래된 한국 정치 현실. 쓰나미처럼 닥쳐올 미래의 변화 앞에 자신의 일자리조차도 하루아침에 날아갈 수 있음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이제 ‘4차정치혁명’을 시작할 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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