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로 들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남부준법지원센터로 들어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법무부가 지난 8일 '좌천성 검찰 고위 인사 조치'를 강행해 공분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23일 또다시 '좌천성 검찰 인사'를 단행해 파문이 예상된다.

2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부장·차장 검사 등 중간급 간부에 해당하는 고검 검사급 257명, 일반검사 502명 등 총 759명에 달하는 검찰 인사를 강행했다. 지난 8일 고위 간부 인사에 이어 2주만에 행해진 조치로 법조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조치됐다. 이 자리는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서 항명파동의 중심에 섰던 윤석열(당시 수사팀) 검찰총장이 좌천됐다고 알려진 자리다.

대전고검 검사로 '좌천 조치'된 양 연구관은 최근 동료 검사의 친지 상갓집에서 조국 전 장관 사건 처리를 놓고 신임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게다가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서 윤 총장과 함께 일했던 김성훈 대검 공안수사지원과장은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 중간 간부 인사로 현 정권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차장검사들이 교체됐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은 네 명의 차장검사가 6개월 만에 모두 자리를 옮기게 됐다.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한 이후 대검찰청으로 자리를 옮겼던 중간 간부들까지 불과 6개월 만에 또 인사조치된 것.

서울중앙지검은 차장검사 네명 모두 인사 조치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사건을 수사해온 송경호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으로, 청와대의 하명 수사·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지휘하던 신봉수 2차장 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인사 조치됐다. 신자용 1차장검사는 부산동부지청장으로, 한석리 4차장검사는 대구서부지청장으로 전보됐다.

지난해 조 전 장관 일가의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김태은 공공형사수사2부장은 남았다. 이어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혐의 사건을 수사 지휘하던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은 천안지청장으로 전보됐다. 다만 이를 수사한 이정섭 형사6부장은 자리에 남았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중인 이복현 반부패수사4부장은 같은 청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발령났다.

법무부가 최근 단행한 직제개편으로 반부패수사4부가 공판부로 전환되며 수사 연속성에 우려가 제기됐으나, 반부패수사3부에서 바뀌는 경제범죄형사부로 이 부장검사가 전보돼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에는 이근수 부장검사가 전보돼 다음달부터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지휘 한다. 신임 1차장검사에는 이정현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가, 3차장검사에는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검사, 4차장에는 김욱준 순천지청장이 지정됐다. 반부패수사1부장에는 김형근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반부패수사2부장에는 전준철 수원지검 형사6부장이 발탁됐다. 법무부 대변인에는 구자현 평택지청장이, 신임 검찰과장에는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이 전보됐다.

이들은 모두 2월3일자 발령이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8일 오후 7시30분 경 검사장급 이상 검사 인사를 전격 단행했는데, 법조계 등에 따르면 '좌천성' 전보 조치로 알려진 이번 인사는 지난해 7월 이후 5개월 만에 이뤄졌다. 청와대 의혹과 관련된 핵심 수사 지휘 라인에 대한 인사 물갈이라는 점을 두고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으로 '윤 총장의 손발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이 무성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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