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일 “육포 배송, 자유한국당 나사가 빠졌다”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37회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37회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37회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촬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근 자유한국당 내에서 벌어진 육포 오배송 사건,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 등과 관련된 이슈들이 토론 주제로 다뤄졌다.

 

박종진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는 게 맞다”

‘역대 국무총리 평가’ 이준석 “밑에서부터 고건, 황교안, 이회창 순”

 

‘주간 박종진’ 137회 방송에는 박종진 앵커 외에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 조대원 전 자유한국당 고양정 당협위원장, 유재일 정치평론가가 패널로 참석했다.

 

육포 오배송 사고

이준석 “당직자 기강해이”

 

박종진 앵커는 오프닝 인사말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있었던 육포 오배송 사건을 화제로 패널들에게 개인적인 의견을 물었다.

먼저 이준석 위원장은 “배송센터에서 귀찮을 정도로 전화한다. ‘설 선물 가니까 꼭 계실 때 전달을 해드리고 싶다’라고. (그런데 이번 사건은) ‘실수다’라고 용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배송 실수라는 것은 그 백화점의 명예훼손이고. 그냥 실무자가 감수성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유재일 평론가는 “당직자 기강해이”라고 평했다.

조대원 전 당협위원장은 출연진 중에 유일하게 실제로 육포 선물을 받았다. 조 전 당협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택배 받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명절 되면 선물이 좀 들어온다. (전화가 와서 택배 직원한테) 물었다. 누가 보내신 거냐. 내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면 돌려 보내려고. 그쪽에서 말하기를 ‘조대원 선생님이시죠? 황교안 선생님이 보내셨어요’라더라”라며 “이 사건이 시사하는 바가 뭐냐면 지난번에 새로운보수당에 ‘황교안 대표가 일부러 축하 난을 보내지 않았다’ ‘화환을 보내지 않았다’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일부러 보내지 않았던 게 아닌 게 이번 육포 사건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 수준이 사무처도 그렇고 배송 업체든 뭐든 우리 당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비서실장도 사표 냈다 반려되고 한 거 아니냐. 우리당 수준이 그런 거니 ‘의도적으로 고의로 이렇게 했다’ 이런 오해 말고 화를 푸셨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박 앵커는 처음 육포 오배송 사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출연진들의 얘기를 듣던 유 평론가는 “자유한국당 공직자들의 기강해이다. 자유한국당이 나사가 빠져있다”라고 단언했다.

박 앵커는 육포 오배송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나는 육포를 선정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어르신들은 육포 못 먹는다. 이가 안 좋아서”라며 “나는 굉장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나라 불교계 인사가 30%다. 황교안 대표가 사퇴하는 게 맞다. 선거에 굉장히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순한 얘기로 들으면 큰 코 다칠거다”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이럴 때는 황교안 대표가 결단을 정확히 내리는 게 중요하다. 내가 황교안 대표면 연거푸 실수하는 것에 책임을 지고 종로 출마로 백의종군하겠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진검 승부를 펼치겠다고 선언한다. 뭔가 배팅을 할 때 정확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유재일

“황교안 카리스마 없다”

 

방송에서는 보수 리더로 거론되는 안철수 전 대표, 황교안 당대표에 대한 평가도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안 전 대표에 대해 “돈만 있다. 안철수 대표가 세를 못 만든 건 선택의 기로에 서서 ‘호남의 사위’를 할 것이냐 ‘부산의 아들’을 할 것이냐 했을 때 ‘호남의 사위’를 선택했다. 이번에도 돌아와서 또 ‘호남의 사위’를 하겠다는 거 아니냐. 5.18 묘역 먼저 간 게”라고 분석했다.

유 평론가는 “안철수 전 대표한테 죄송한 얘긴데 친구도 없는 사람이 조직을 어떻게 만듭니까. 돈 있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 전 당협위원장은 “돈은 현명하게 잘 쓰는 사람한테 강력한 무기다”라고 덧붙였다.

또 유 평론가는 “카리스마를 어떻게 알아보냐. 간단하다. 돈 쓰고 조직 만들고 삐지는 사람들이 카리스마가 없는 사람이다. 삐지는 건 정치인한테는 너무 약점이다. 잘 삐지는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잘 뭉쳐있다면 공범이다”라고 부연했다.

황교안 대표에 대해 유 평론가는 “황교안 대표는 자기의 카리스마가 직위가 주는 카리스마다. 검사장, 장관, 총리 등 (하지만) 당대표 자리는 계급장 떼고 카리스마가 있어야 되는 자리인데 황교안 대표는 계급장 뗐을 때 카리스마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황교안 대표가 공직에 있을 때 했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누군가랑 맞선 경험 이런 게 있으면 굉장히 좋다. 그게 있었던 게 이회창 총재다”라며 “예전에 한나라당에서 이회창 총재 겪어본 사람들한테 황교안 대표를 과거 어떤 정치인하고 비교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이회찬 총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1년 정도 같이 지내보고 난 다음에는 약간 다운 그레이드 버전인 것 같다(라고 평했다). (황 대표는) 야당 총재가 돼서 현 정권과 싸운 적은 있지만 과거에 본인을 올려준 사람에게 소신 발언을 하거나 이런 이미지가 많이 없다. 그래서 이회창 다운 그레이드 버전이다”라고 평했다.

황교안 대표에 대한 평을 듣자 박 앵커는 “앉아서 떨어지는 사과를 기다리면 안 된다. 올라가서 사과를 반드시 따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 위원장은 황교안 대표와 고건 전 총리 등도 비교했다. 그는 “굳이 말하자면 고건 총리 같은 경우는 다운 그레이드 다운 그레이드 버전이다. 그분은 현 정권과도 싸운 적이 없고 자기를 키워준 정권과도 싸운 적이 없다. 어느 누구와도 싸운 적이 없다”라며 “그에 반해 황교안 대표는 지금 야당 대표가 돼 투쟁하는 모습은 보여줬다. (밑에서부터) 고건, 황교안, 이회창 순이다”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보수라는 곳에서 지도자가 형성되려면 양 진영에 소구력을 가져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때도 할 말 하고 지금 정부에 들어 투쟁도 잘하고 이 두 가지가 결합된 지도자가 있으면 굉장히 시너지가 날 텐데 없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예를 들어 지난 정부에 할 말 했다고 해서 뜬 사람이 유승민 의원이다. 이번 정부 들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을 겪어 오면서 정치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성이 컸기 때문에 오히려 본인이 무슨 말을 세게 했는지와 관계없이 대중한테 문재인 정부와 싸운 사람으로 인식돼 있지 않다. 황교안 대표도 이벤트적으로는 삭발도 하고 해서 굉장히 저항한 느낌이 들지만 그전에 뭐했냐고 물으면 ‘꿀 빨았다’는 이미지뿐이다”라며 “보수통합 이야기할 때 이 두 가지가 다 결합될 수 있을까가 시너지의 요소로 보고 있는 건데 참 힘들다”라고 말했다.

유 평론가는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카리스마가 없다. 그러니까 육포 오배송 사건 같은 일이 일어나는 거다”라고 분석했다.

안철수 전 대표 [뉴시스]
안철수 전 대표 [뉴시스]

조대원

“안철수 끝났다고 본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다.

먼저 이 위원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뭐하겠다고 밝힌 적 없다. 처음에 호남 가서 5.18 묘역 인사를 먼저 가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김경률 씨를 만나러 갔다.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키워드는 공정을 띄울 거 같다. 자기는 출마 안한다고 했으니 비례대표 전문정당을 만들거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안철수 전 대표 단점으로 부각됐던 것이 모호성이다. 간을 본다. 이번에 모호성을 한 1~2주는 끌고 나가서 설에 가족들 사이서 기대감을 확 끌어올렸어야 했다고 본다. 안철수가 이번에 달라지겠지 하면서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유 평론가는 “안철수 전 대표한테 실망한 거 많다. 하지만 심상정한테 더 실망했다”라고 말했고, 조 전 당협위원장도 “끝났다고 본다”라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유 평론가는 “중도층의 시각은 자한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다. 그럼 그 둘하고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안철수 전 대표가 다르다는 어필은 했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뭐가 다른데?’(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리고 못 보던 유형이 있다. 정치인이 잘 삐진다”라며 비판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