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부소방서는 지난 7일 대구소방본부와 중구 동성로의 방 탈출 게임 카페를 현장 방문해 화재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 [사진=대구 중부소방서 제공]
대구 중부소방서는 지난 7일 대구소방본부와 중구 동성로의 방 탈출 게임 카페를 현장 방문해 화재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 [사진=대구 중부소방서 제공]

[일요서울] 이르면 내년부터 화재에 취약한 방탈출·키즈·만화카페 등 신종 업소들이 '다중(多衆)이용업소'로 지정돼 관리된다.

그러나 현재 영업 중인 1만 여 업소들에 대해 소급 적용되지 않아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는 게 한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정부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책설명회를 갖고 7건의 재난안전 과제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과제는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소방청 등 5개 기관이 민간 전문가와 함께 꾸린 '재난원인조사반'의 사고 사례 원인조사를 토대로 마련한 것이다.

신종 업소는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다중이용업소법)을 적용받지 않는 자유 업종을 말한다. 행정기관의 인·허가를 받지 않고 등록만으로 영업할 수 있고, 다중이용업소에 준하는 안전시설 설치와 안전교육 의무가 없어 화재 시 인명 피해 우려가 높다.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지만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객석에서 춤을 출 수 있는 업소(일명 감성주점), 스크린골프장·스크린야구장·스크린양궁장 등 가상체험형 체육시설, 방탈출카페·키즈카페·만화카페·동물카페 등 놀이형 카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적으로 1만395곳이 영업 중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폴란드의 방탈출카페에서 불이 나 여학생 5명이 숨지는 사건과 7월 불법 증축한 구조물의 붕괴로 34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감성주점 사고를 계기로 신종 업소에 대한 안전관리 강화 요구가 커졌다.

이에 정부는 방탈출카페·키즈카페·만화카페와 가상체험 체육시설업을 다중이용업소로 추가하는 내용의 하위법령을 상반기 중 개정하기로 했다.

단 소방청과 문체부 간 이견이 큰 가상체험 체육시설업의 범위에 대해서는 문체부 소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하위 법령을 통해 구체화하고, 업주들의 준비 기간을 감안해 6개월 이상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다중이용업소 사업자 현황 정보를 국세청에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다중이용업소법에 넣기로 했다.

또 소관부처가 지정되지 않는 신종 업소는 관할 소방관서에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영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개별 부처별로 실시하는 안전점검은 정부합동으로 불시에 실시한다. 불시 점검을 위한 법적 근거 및 인력·예산 지원 기반도 마련한다.

아울러 국토부의 '건축물 생애이력 관리시스템'을 통해 관계부처 간 신종 업소의 안전점검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행안부가 구축하게 될 '국가안전정보 통합공개시스템'에서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공유한다.

문제는 '소급적용' 여부다. '법률 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현재 영업 중인 1만395곳에다 연내 문을 여는 업소는 법 적용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사실상 안전 사각지대인 셈이다.

불소급의 원칙이란 행위 당시에는 적법했던 행위에 대해 사후에 형사책임을 지우는 소급입법의 금지를 말한다.

소방청 관계자는 "소급입법이 불가해 예외(단서)조항을 달 계획"이라며 "업주가 바뀌거나 리모델링하는 등의 행위를 신규 업소로 규정해놓으면 3년 내 신종 업소를 법 틀 내에서 관리·감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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