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몰디브 파루푸시 & 더 레지던스

[일요서울 |  프리랜서 오재철  기자] ‘지상 낙원’이라 불리는 몰디브. 한국인들에게는 허니문 성지로 잘 알려진 휴양지이다. 몰디브를 다녀온 수많은 지인들이 ‘자신의 마음속에 새겨진 아름다운 섬’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을 때에도 동요되지 않았다. 내가 누구인가? 신혼여행으로 414일 동안 세계여행을 다녀온 여행가이자 세상의 수많은 아름다움을 보았다고 자부하는 여행작가다. 몰디브의 섬들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한들 내가 지금껏 만나온 섬들과 별반 차이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이 얼마나 큰 오산이었는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현관문을 닫고 나선지 정확히 24시간 만에 난 전혀 다른 세상 속에서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삶의 시간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파루푸시’ 

몰디브의 공항에서 국내선을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자 이푸루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보트를 타고 바다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작은 섬으로 이동했다. 내가 몸담고 있던 세상과의 작별인사를 채 나누기도 전에 도착한 곳은 작은 섬, 파루푸시 리조트.

“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삶의 고단함을 잊으시고 이곳에서 천상의 시간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미소와 함께 건넨 직원들의 인사에 가슴이 설레기 시작한다. 섬에 발을 내딛자 하늘 위로 뻗어 있는 야자수에서 형형색색의 깃털로 치장한 새들이 날아오른다. 하얀 모래를 감싸 안은 작은 파도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지는가 싶더니 고요한 섬에 평온 이 내려앉는다. 나의 시간 을 어지럽혔던 인간 세상의 소리들은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자연의 소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 이것이 바로 내가 꿈꾸던 천국의 모습이다.

이곳에 찾아오기 위해 지나온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천국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심신이 지쳐 있던 나의 모습을 알아차렸을까? 직원들이 제일 먼저 안내한 곳은 몸의 노곤함을 잠재워 줄 스파였다. 마사지를 받으면서 맡은 향기와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을 직접 고르게 해주는 배려가 세심하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모든 것들이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세속의 때에 물든 옷을 갈아입고 스파를 받기 위해 들어선 곳은 작은 숲속의 오두막 같은 곳이었다. 그 모양새가 마치 포근한 어미새 품에 안겨 있는 작은 알과도 같았다. 이곳에서 그들의 정성스러운 경험을 만끽하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라고 기도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이내 솜털처럼 부드러운 테라피스트의 손길이 닿자 온몸의 피로가 조용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는 시간 속에서 잠들고 싶었다.

파루푸시 리조트는 섬의 모습을 자연 그대로 유지하면서 지어졌다. 앙증맞기까지 한 작은 섬의 모습 그대로 지어져 세상과의 철저한 격리가 느껴진다. 아름다운 고립, 세상의 구속에서 벗어난 자유로움을 선사해준다. 마치 신에게 잠시 이 섬에 머무를 수 있게 허락을 받은 느낌이다. 그만큼 인간 세상보다는 신의 세계에 존재할 것 같은 풍경이다.

초등학교 운동장만큼이나 작은 섬의 끝에 이르자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그 바다 위에 떠있는 수상 방갈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길을 지나서 만난 나의 안식처는 섬보다 바다와 가까운 곳이다.

“이 섬에서는 모든 것이 올 인클루시브입니다. 이 방안의 모든 음료와 스낵은 물론이고, 섬에 있는 3종류의 레스토랑에서도 3코스 요리가 매 끼니마다 제공됩니다. 미니바에서 마신 음료와 스낵은 체크를 해주세요. 저희가 다시 채워드리겠습니다.”

직원의 설명에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테이블에 놓인 웰컴 와인을 포함해서 와인만 5종류. 다양한 맥주와 음료수가 미니바를 가득 채우고 있다. 차가운 기운이 가득한 맥주 한 캔을 꺼내 단숨에 들이켰다. 목젖을 타고 흐르는 청량감이 천국의 시간이 현실이라고 알려준다.

발코니로 이어진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적신다. 그동안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풀리지 않던 고민거리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파랗던 하늘은 어느새 붉은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붉은 빛과 파란 빛이 교차하더니 보랏빛이 온 세상을 뒤덮기 시작했다.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적도의 노을은 내가 보아 온 노을이 아니었다. 마치 작은 행성이 폭발하듯이 다양한 빛과 현란한 몸짓으로 채워진 하늘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색들을 뒤섞어 놓은 듯한 비현실적인 그림이다. 지구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인지, 내가 우주의 한 지점을 유영하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발코니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두워진 바다 속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갔다. 한낮의 열기에 적잖이 데워진 바닷물이 나를 맞이한다. 세속의 흔적인 수영복을 벗어던지고 자연의 모습으로 몸을 던졌다. 파도의 물결에 몸을 맡긴 채 하늘을 바라보며 몸을 뉘였다. 완벽한 자유. 일말의 부끄러움은 거대한 바다가 품어주었다. 밤바다가 두렵지는 않다.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나를 기다리는 안식처가 있는데 무엇이 두려우리. 그렇게 천국에서의 하루가 조용히 저물고 있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하루일 것이다. 파루푸시 리조트에 머무는 시간 동안 나의 천국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Info.“Natural Beauty, 파루푸시]
▶Beach Bungalow
파스텔의 부드러운 색조와 격조 높은 우든 인테리어의 조화가 우아하다. 싱그러운 나무에 둘러싸인 비치 방갈로에서는 인도양의 환상적인 뷰를 한눈에 즐길 수 있다. 방갈로의 가장 큰 장점은 객실에서 바로 해변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규모는 약 38평이다.
 
▶Beach Retreat with Pool
60평 규모의 넉넉한 사이즈가 인상적이다. 아치형 천장과 고급스러운 가구와 소품, 미니멀한 장식이 특징이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내려오는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햇살이 특히 아름답다. 프라이빗 플런지 풀 사이로 인도양을 만끽할 수 있으며, 바다를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해변으로 곧장 나갈 수 있어 편하다.
 
▶Ocean Retreat With Pool
드넓은 바다 전망이 돋보이는 오션 리트리트 위드 풀. 규모는 52평이다. 따뜻한 색감의 오버 워터 빌라, 라군으로 바로 접근 가능하다. 탁 트인 바다와 마주 닿은 하늘이 인상적인 ‘파루푸시 몰디브’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객실이다. 야외 나무 데크에 앉아 바닷바람을 즐기며 샴페인을 즐기기 좋다.
 
▶Ocean Suite with Pool
제티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오션 스위트 위드 풀은 무려 70평이 넘는다. 리조트에 단 3채밖에 없는 럭셔리 객실이다. 디자인부터 자재까지 품격이 가득하며, 에메랄드빛 바다가 무한하게 펼쳐지는 인피니티 프라이빗 풀이 딸려 있어 초호화의 느낌이 난다. 라군의 접근성도 가장 뛰어나다.    
 
▶Island Residence with Pool
103평 크기의 아일랜드 레지던스는 리조트에 단 1채만이 존재한다. 마치 성을 연상케 하는 럭셔리의 극치를 보여주는 룸 타입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인도양의 천국으로 기억될 것이다. 오직 아일랜드 레지던스 위드 풀만을 위한 화려한 정원과 하얀 모래사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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