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박영숙 (사)유엔미래포럼 대표는 인공지능(AI) 정치로봇인 ‘로바마(ROBAMA)’를 소개하면서 이 로봇이 완성되는 2025년 쯤 이후에는 국회나 대통령도 필요 없게 된다고 장담했다.

그에 따르면 AI의 세계적 권위자인 벤 괴르첼 박사가 개발한 ‘로바마’는 혼자서 하루 5천명의 여론조사를 할 수 있으며, 모든 SNS 계정에서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정책을 읽어 들이는데, 인간과 같이 감정을 느끼고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바마’의 주인 괴르첼 박사도 AI는 편견과 사리사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공정한 결정을 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조합한 AI 로봇 '로바마'는 비이성적인 감정에 지배되는 인간과는 달리 여론을 반영한 합리적 정책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박 대표가 ‘로바마’의 출현을 예고한 이듬해인 2017년 뉴질랜드에서 세계 최초의 정치로봇이 등장했다.

닉 게릿센이 개발한 정치로봇 '샘'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유권자들과 이슈와 선거와 관련해 대화한다. 편견 없는 의사 결정과 기억력을 무기로 ‘인간 정치인’과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샘은 2020 뉴질랜드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 나올 정도로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실제로 선거에 출마한 정치 로봇이 나타났다. 일본 도쿄도 타마시 시장 선거에 나선 마츠다 미치히토(44)가 시장에 당선되면 인공지능 로봇에 주요 정책을 위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일종의 ‘대리 출마’인 셈이다.

선거 포스타에는 인간 마츠다 대신 로봇의 얼굴이 인쇄돼 배포됐다. 마츠다는 공약으로 예산 편성 과정에서 AI 정치로봇을 활용해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비용지출도 개혁하겠다고 주장했다.

선거결과는 4013표를 얻어 낙선했다.  

같은 해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는 ‘앨리스’라는 이름의 정치로봇이 출마해 수천 표를 획득하기도 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온갖 정당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어떤 정당들은 정치공학적 통합을 시도하고 있기도 하다. 

항상 그랬듯 어느 당 후보를 찍어야 할지 국민들은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당 후보를 찍자니 달라진 게 없고 야당 후보를 찍자니 일신의 영달만을 꾀하는 것 같아 믿음이 가질 않는다. 저들 인간 정치인들이 그동안 보인 행태들을 생각하면 투표할 마음도 없어진다.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예선 편성 및 집행도 제멋대로 한다. 온갖 특권 다 누리면서 편법과 탈법, 불법을 밥 먹듯 저지른다. 당리당략에 함몰돼 민생과 경제는 내팽개친다.

이러니 거짓말하지 않고, 부정부패 모르고, 편견 없는 정치 로봇에게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로봇은 인간보다 능력도 훨씬 뛰어나다.

2016년 3월에 열린 최고의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최고의 바둑 인간 실력자 이세돌의 대결을 보라. 

당시 인간들은 이세돌의 승리를 점쳤다. AI 알파고의 사고능력이 인간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는 알파고가 4승 1패로 이세돌에게 완승을 거두었다.

예정대로라면 2025년 미국에는 ‘로바마’라는 정치 로봇이 화려하게 등장할 것이다. 부럽다.

그러나 정작 ‘로바마’같은 정치 로봇이 필요한 곳은 대한민국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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