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마스크가 품절돼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2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마스크가 품절돼 판매대가 텅 비어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중국 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우한 폐렴으로 국내에서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우리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 200만개 및 방호복·보호경 10만개 등 의료 구호 물품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8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향해 "우리 정부도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생일 축하 서한을 보낸 시 주석에게 '감사의 뜻이 담긴 메시지' 등을 답신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축하 서한에 대한 감사와 함께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노력을 평가하고 조속한 수습을 기원했다"며 "우리 정부도 필요한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여당 또한 이 같은 뜻과 다르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일선은 외교"라며 "외교당국은 중국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국제사회와 협력해 선제적 대응 체계를 확립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려움에 처한 중국 정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중 양국 국민의 혐오를 부추기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며 "보다 넓은 시각으로 한중 관계와 미래를 내다보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여권의 이 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한 상태다.
 

2020년 1월28일 오후 10시30분 네이버 뉴스스탠드 캡처.
2020년 1월28일 오후 10시30분 네이버 뉴스스탠드 캡처.
2020년 1월28일 오후 10시30분 네이버 뉴스스탠드 캡처.
2020년 1월28일 오후 10시30분 네이버 뉴스스탠드 캡처.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공식 발표에 따르면 28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망자가 106명으로 알려졌다. 우한 폐렴으로 인한 확진자 수는 4515명, 그 중 976명은 중증 환자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가 이를 두고 중국에 마스크 200만개 등 의료구호 물품을 지원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다시 한번 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020년 1월28일 오후 10시30분 네이버 뉴스스탠드 캡처.
2020년 1월28일 오후 10시30분 네이버 뉴스스탠드 캡처.


야당에서도 강공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등 야당도 28일 우한 폐렴 사태를 놓고 문재인 정부가 중국 눈치를 보며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중국인 송환, 출입국 금지 등 대응 방안도 제시됐다.

한국당은 이날 우한 폐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국회에서 1차 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회의를 시작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부의 중요한 책무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인데 컨트롤 타워인 청와대는 수수방관하다가 뒷북 대응하고 있다"며 "제2메르스 사태가 되지 않기 위해 방역 당국은 모든 수단을 초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F 위원장을 맡은 의사 출신의 신상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제2의 메르스를 막겠다고 공언했는데 지금 보면 준비된 게 뭐가 있나 의심될 정도로 준비가 안 됐다. 누가 컨트롤 타워인지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새로운보수당도 대 정부 비판에 나섰다.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가 뒷북치는 행정으로 국내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문 대통령이 혹시라도 중국 눈치 보기 때문에 폐렴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하면 심판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대응체계 관련 사항등을 강조했다고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차원에서는 선제적 조치들이 조금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돼야 한다"면서 "무증상으로 공항을 통과했던 분들에 대한 전수조사라든지, 증세가 확인된 분들을 격리해 진료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선별진료소 대기실 앞에 설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해 선별진료소 대기실 앞에 설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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