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뉴시스]
강정호 [뉴시스]

 

정녕 야구 미아가 되고 마는 것인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개막이 2주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강정호 계약 소식은 없다.
강정호는 최근 텍사스 레인저스 훈련장에서 티베팅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관심을 끌었으나 그게 다였다. 
대어급 자유계약 선수들의 둥지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가는 이 시점이면 강정호가 미국 언론에 거론돼야 하는데도 여전히 그의 이름은 찾아보기 힘들다. 
소식통에 따르면 콜로라도 로키스의 3루수 놀란 아레나도의 트레이드가 결정돼야 구단들이 강정호에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할 듯하다. 
그렇다 해도 전망은 밝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고사하고 마이너리그 계약도 장담하기 힘들어 보인다.  
메이저리그는 철저하게 데이터를 중요시한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복귀가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2년여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구단의 눈물겨운 배려로 피츠버그 파이리츠 주전 3루수로 지난 시즌을 시작한 강정호는 그러나 구단의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을 남긴 채 시즌 중간에 방출되는 수모를 당했다. 
장타력은 여전했으나 1할대의 낮은 타율과 높은 삼진율로 구단을 실망시켰다. 구단은 강정호의 부활을 믿고 기다려주었으나 그는 예전의 경기력 회복에 실패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 점을 중시하고 있다. 섣불리 강정호에 손을 내밀었다가 피츠버그와 같은 낭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정호는 위험부담이 큰 선수로 분류되어 있다. 
따라서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계약이 힘들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스프링캠프에 초청되는 것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해 구단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 수밖에 없다.  
스프링캠프에서의 맹활약이 메이저리그 복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강정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삼진을 많이 당하면서도 홈런을 거푸 터뜨린 덕에 주전 자리까지 꿰찼으나 그 여세를 메이저리그에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과거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 스프링캠프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음에도 메이저리그에 진입하지 못했듯이 강정호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이렇듯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위해 넘어야 할 산들이 한두 개가 아니다. 
강정호가 결국에는 메이저리그는 아니더라도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스프링캠프에 초청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시즌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후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추진한 바 있기 때문이다.
KBO 복귀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강정호의 선택지는 그리 많아 보이질 않는다. 
한국과 미국이 어렵다면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강정호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에게는 야구 선수로 뛸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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