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지난해 12월31일 신년 특별사면을 받고 정치적 족쇄에서 벗어났다. [뉴시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지난해 12월31일 신년 특별사면을 받고 정치적 족쇄에서 벗어났다. [뉴시스]

[일요서울]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가 30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을 수락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 대표의 강원 지역 출마 요청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 대답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식당에서 이 전 지사와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을 요청했고, 그가 수락했다고 이 자리에 함께한 이재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전 지사가 구체적으로는 공동 선대위원장이 돼서 강원도 지역을 이끌 것 같다”며 “또 본인은 고민 중이나 이해찬 대표는 강원도 지역에 본인 스스로도 후보가 돼서 뛰어주십사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직접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당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했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구체적인 출마 지역들도 논의됐다. 이 대변인은 “몇몇 지역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본인은 백의종군하면서 중앙 선대위에서 요청하는 직을 수행하겠다고 했다가 대표와 당의 요청에 대해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답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 지역도 거론됐지만 모두 열어놨다”며 “다만 공동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고 본인의 선거구에만 매몰돼선 안 되는 직이기 때문에 전국 선거를 이끌만한 관심 있는 지역을 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이 전 지사가 출마할 경우 그 방식에 관해선 “이미 공모가 끝난 절차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일반 공모절차를 통한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회동에 대해 “사실상 지역에서 여러 지역에 대한 전망이나 강원도민 정서에 대해 이 대표가 전했고 전략적으로 당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할지 대표가 파악하고 가늠하는 자리였다”라고 언급했다.

이 전 지사는 이 대표에게 “국가적 계획들이 청년을 지역에서 안정적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강원 지역 발전과 선거 상황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고 이 대변인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몇몇 거점도시에 있어 국가적 계획에 관련한 지역도민들 반응 등을 지혜롭게 판단해주셔서 대표도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이 전 지사의 역할에 대해 이 대변인은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보통 지역을 담당할 중량 있는 분들, 구심력을 가질 분을 다양한 직능이나 대표성을 갖고 모실 것”이라며 “강원 지역을 이끌며 전체 선거에 지혜를 보탤 수 있다고 생각해 (이 대표가)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이후 민주당 내에선 고향인 강원도(평창)을 비롯해 서울 종로 등 수도권 차출론이 흘러나온 바 있다.

이 전 지사는 만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출마 고민에 대해 “지역구 출마 자체는 생각을 못 해봤다. 연말에 사면복권이 있었고 미국, 싱가폴, 이스라엘을 다녀왔다. 정치권을 떠난 지 10년이 됐기 때문에 깊게 생각하고 대답하겠다”며 “대표가 각별한 말씀을 해주셨고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출마 판단 기준에 관해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특검을 두 번 받았다. 그 때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며 “결국 정치라는 과정 자체가 절대 만만하지 않은 과정이고 결국 시련을 넘어설 수 있는 소명이 있어야하는데 그 부분을 깊이 생각해보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출마 지역에 대해선 “당에서 요청하는 건 주로 강원도와 중부 지역 같다”라고 언급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담당하게 된 소감을 묻자 이 전 지사는 “9년 동안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다니며 그 나라들의 주요 정치인, 싱크탱크를 보고 대한민국이 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조그만 기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사면 소회에 대해선 “긴 시간이었다”고 술회하며 “세 번 쓰러지고 세 번 일어나는 등소평 전기를 보면서 인간은 고난이라는 게 자기를 단단하게 하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1년 일찍 했으니 그래도 다행”이라고 부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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