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KT채용청탁 의혹’ 1심 재판서 무죄 선고
진중권 비판에 “도덕적으로 완벽한 재무장하라는 당부”

김성태 의원과 인터뷰 하고 있는 박종진 앵커
김성태 의원과 인터뷰 하고 있는 박종진 앵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일요서울TV ‘주간 박종진’ 136회에서는 ‘딸 KT채용청탁 의혹’과 관련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여의도에 있는 국회 내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기사는 방송 내용을 간추린 것으로 자세한 인터뷰는 일요서울TV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성태 의원은 ‘노동자를 대변했던 사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으로 불린다. 최근에 ‘정치 보복 수사를 당했던 사람’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근황은.

▲본의 아니게 국민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드렸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1년은 정말 어려운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해가 바뀐 지난 1월17일, 진실의 법정에서는 실체적 사실에 입각한 판결 선고가 나와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요즘 사법부 판결이 자유한국당에 유리하게 나오지 않는데, 김성태 의원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20대 국회 들어서 공교롭게 자유한국당 의원들만 15명이 기소가 됐는데 1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10명은 국회의원 배지를 떼고 옷을 벗었고 때로는 감옥에 때로는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안타까운 사정이 너무 많았다. 나도 나를 지지하는 지역주민들이나 국민들이 많이 걱정을 했지만 검찰이 덧 씌워놓은 질곡 같은 굴레를 벗어날 수 있도록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 줬다.

-딸의 KT 채용 과정이 논란이 됐다. 무엇이 문제였나.

▲딸이 흔히 말하는 파견계약직으로 KT스포츠단에서 실무를 하게 됐다. 파견 계약직으로 20개월 일을 했는데 힘들 일이 많았다. 여직원들이 늘 중간에 그만뒀고 남자들도 버텨내기 어려웠다. 1년에 한 6개월 정도는 지방 경기하러 지방에 간다. 가서 시합 준비하고 마치고 뒤풀이, 마무리 정산까지. 많은 일들을 해야 하니까 힘들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파견계약직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전환의 기회를 줬는데 절차를 (딸은) KT가 시키는 대로 했다. 어떻게 보면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는 건데. 그 과정에서 아이가 제대로 된 절차인지 아닌지 (생각하지 못하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따른 거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가장 후회스러운 부분이 내가 대선에 눈이 멀어서 가정에 소홀했다. 정치판에 빠져서. 딸이 그런 과정에 회사가 이런 정규직 전환 절차에 이런 일이 있다고 저한테 이야기하고 (미리) 알았다면 그런 잘못된 절차에 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었는데 그게 후회스럽다.

-일각에서 딸 채용과 관련된 검찰수사가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나는 어떤 경우든 딸이 비록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물론 회사가 시키는 대로 따라서 했지만 그 절차가 잘못된 절차이기 때문에 애비로서 국민들 앞에 부덕의 소치로서 송구스럽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비록 내가 청탁을 하지 않고 채용 절차에 내가 개입하지 않았고 KT 회장이 지시하고 나한테 청탁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게 이번에 판결에서 밝혀졌지만 그 부분은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지금 말했다시피 내가 원내대표 시절 20대 국회 들어서고 야당이 되고 나서 심재철 원내대표가 4번째인데,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상대가 김성태 원내대표였다고 한단다.

지난 2018년 4월 당시 홍준표 당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했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이 홍준표 당대표한테 딱 두 가지를 요구했다. 한 가지가 북미정상회담 하는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북미정상회담이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 인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가 김성태 원내대표가 너무 힘들다. 너무 상대하기 힘들다. 그래서 좀 강경한 저 원내투쟁 전략을, 국정운영이 어려우니까. 김성태 원내대표 대정부 공격을 완화시켜 달라. 이걸 홍준표 당대표한테 요구했다.

그래서 당시 홍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난 이후에 언뜻 ‘김 대표 강약을 잘 조절하고 하세요’라고 했는데 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그리고 나서 당시 국회운영위원회 운영위원장이었는데 한 운영위원회 회의장에서 당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헌정 역사상 60년 만에 처음으로 답변석에서 일어나라고 했다. 답변 자세와 태도 그리고 위원회에 성의 있는 자료 제출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답변석에 앉아서 답변할 자격이 없다, 그래서 발언대로 가서 답변을 해라. 안 일어나려고 하는 걸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 일 이후에 청와대가 디비졌다(뒤집어졌다)고 하더라. 문제는 거기까지만 했으면 끝났는데 그해 5월에 드루킹 특검 관철을 위해 국회 계단 앞에서 노숙 단식을 했다.

그 드루킹 특검이 문재인 정권에 엄청난 데미지를 준 것 같다. 그 이후로 원내대표 시절에도 내사를 받고 한 달에 한 번씩 통화기록을 조회한 사실이 통보가 왔다.

그거 하나만 보더라도 이 정권이 나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하는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일어나서 사회자석으로 가라고 한 건 과하지 않았나.

▲그 당시에는 워낙 임종석 비서실장이 기고만장했다. 정말 국회를 우습게 알고. 자기도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이 국민의 대의기관인 이 국회를 존중하고 받들 줄 알아야 하는데 대통령 다음 권력자로서 너무 기고만장했다. 그 모습이 내 자존심을 건드렸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회에서 그런 모욕을 당하기는 처음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진중권 전 교수가 김성태 의원에게 공천 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진중권 전 교수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정과 정의를 위해서 남들이 하지 못하는 얘기를 하고 있다. 진중권 교수의 그 진정성은 인정한다. 인간 김성태를 탓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더욱더 성찰하겠다. 문재인 정권과 싸우기 위해 더욱더 도덕적으로 완벽한 재무장을 하라는 그런 당부의 말로 이해하고 있다.

-여당과 싸울 수 있는 기백과 실천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자유한국당에 몇 명 없는데.

▲그 대목에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 한편으로는 2017년 문재인 정권이 탄생한 데 대한 아픔과 원죄를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 모든 의원들이면 원죄를 갖고 있다. 이런 극악무도한 정권이었다면 우리가 그때 국민 83%의 원성과 분노를 수용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과정까지 가지 않았을 거다.

그래도 보수정당으로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국민들의 그 분노와 그 저항을 온몸으로 수용한 거다. 그렇지만 그 촛불로 문재인 정권은 권력을 잡자마자 이렇게 국민을 반동강 내고 검찰을 무력화시키고 또 사법부를 완전히 손아귀에 잡았다. 또 국가 경제의 틀마저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이런 헌법적 가치마저 우려될 정도로 국정을 파국으로 몰고 가고 있다. 그 책임 우리한테 있다.

나 같은 사람이 선수 한 번 쌓고 안 쌓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망이 상식선을 넘어섰다. 총선 전략도 무조건 이기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국정을 끌고 가고 있는 이 (정부) 사람들에게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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