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싸여 있는 김 상무의 ‘우리’… 승계 작업 디딤돌?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삼양그룹 오너 4세 김건호 상무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그는 김윤 회장의 장남이다. 특히 그의 개인회사 ‘우리(비상장사)’가 관심을 받게 되면서 지분승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삼양그룹 측은 ‘우리’ 라는 회사와 삼양그룹의 지분승계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는 삼양그룹 오너 4세들이 주목을 받는 만큼 삼양그룹 후계구도와 자연스레 연결하는 분위기다.

김윤 회장 장남 김건호 상무, 30대 젊은 피로 눈도장

“(비상장사 우리) 자산 관리 위한 회사…경영 승계 무관”

지난달 14일 한 매체에 따르면 삼양그룹의 계열사인 비상장사 ‘우리’가 삼양그룹 오너 4세들의 개인회사로 추정되며 ‘우리’의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유상감자를 실시하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 승계 실탄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는 보유 중인 부동산의 시가가 높게 평가될 경우 보유지분 가치가 커지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우리’ 지분을 매각한다면 부모 세대로부터 증여 받게 될 삼양홀딩스 지분에 대한 세 부담이 덜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외국계 기업에서는 종종 일어나 

실제로도 기업 가치를 높인 후 유상감자를 실시하거나 보유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 승계로 이어지는 경우는 종종 외국계 기업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실제 오비맥주나 이베이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에서는 유상감자를 통해 사내현금을 유출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보유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보유 중인 비상장 계열사 ‘경원건설’ 주식 6895주를 주당 171만 원에 삼양통상에 매각했다. 경원건설 액면가는 1만 원으로 매각가와의 차이는 무려 171배에 달했다.

‘우리’는 부동산 임대와 주차장 운영 업체 회사로 2018년 5월에 설립됐다. ‘우리’의 임원진은 모두 삼양그룹 오너일가 4세다. ‘우리’의 대표이사는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이며 사내이사는 김 상무를 포함해 김량 삼양사 부회장의 장남 김태호 씨, 김정 삼양패키징 사내이사의 장남 김주형 씨다. 또한 김원 삼양사 부회장의 삼녀인 김율희 씨도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양그룹 측 관계자는 “‘우리’ 라는 회사의 정보는 자세히 알 수가 없다. 오너 4세의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사측에서도 정보를 알려주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삼양그룹 관계자의 말처럼 ‘우리’라는 회사는 베일에 싸여 있다. 임원진을 제외하고는 회사의 규모와 장소 등은 알 수가 없다. 삼양그룹 오너 4세들은 ‘베일에 싸여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언론에 노출이 적다. 오너 4세 중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은 유일하게 삼양그룹 회장의 장남 김건호 삼양홀딩스 상무다.

5년 만에 상무로 승진 

앞서도 삼양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4세들이 주목받은 바 있다. 인사 당시 팀장에서 상무로 승진한 신임 상무를 두고 이목이 집중됐다. 30대 중반의 나이와 삼양그룹 김윤 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그는 김건호 삼양사 글로벌성장 팀장으로 현재는 상무로 승진했다. 김 상무는 승진과 함께 삼양홀딩스 글로벌성장퍼포먼스유닛(PU)장에 선임, 지주사로 이동해 그룹의 경영 전반을 다루게 됐다.

김 상무는 2014년 아버지의 회사인 삼양그룹 사원으로 입사했고 삼양홀딩스에서 재무 및 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2017년 초에는 팀장으로 승진해 삼양사로 옮겼다. 김 상무는 이번 승진 전까지 삼양사에서 AMBU 해외팀장을 맡아 삼양사의 화학사업을 해외 시장 확장으로 이끌었다는 후문이다.

 

삼양그룹은 어떤 회사?

삼양그룹은 1924년 수당 김연수 회장이 창업했다. 1950년대 이후 제당, 제분, 화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1년 11월에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부문별 전문화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제조사업부문과 투자사업부문을 분리해 현재와 같은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다. 현재 삼양그룹은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식품 및 화학 소재, 패키징, 의약바이오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스페셜티(고기능성) 제품 발굴, 신규 사업 추진을 목표로 사업 구조와 기업문화 모두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삼양그룹의 식품사업은 그룹에서 가장 오랜 기간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다. 1955년 12월 설탕 생산을 시작으로 전분 및 전분당, 밀가루, 유지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식품 사업과 쌍두마차인 화학사업은 1969년 폴리에스테르 섬유 생산을 시작으로 화학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1991년에는 국내 최초 폴리카보네이트(PC)를 생산하며 화학 소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투명성, 내열성 및 기계적 특성이 우수해 전기, 전자 부품과 자동차, 의료기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이 외에도 수처리에 사용되는 이온교환수지를 생산, 판매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오너 3세인 김윤 회장이다. 김 회장은 4.8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김원 삼양사 부회장은 5.81%, 김정 삼양패키징 사내이사는 5.28%, 김량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3.8%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개인별 보유지분 가치는 최소 200억 원에 달한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