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1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내가 요구하는 것은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이해찬 대표님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북 군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김의겸이다”라며 “이같이 표현한 이유는 법적으로 나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경쟁자는 파란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큰 사거리에서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면서 “명함을 몇 장 돌리다가 선관위로부터 경고만 받았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자신이 휩싸인 부동산 투기 문제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다 내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도 “하지만 나름대로 내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액 3억7000만 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종 증빙자료는 검증위에 다 제출했고 검증위도 모두 인정했다. 1만 원이라도 더 내면 더 냈지 덜 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김경협 검증위 위원장이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문제없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증위 현장조사팀은 여의도 당사 등에서 두 차례 우리 부부를 만나 조사를 했다. 우리도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성실하게 진술했다”면서 “그 결과를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경협 위원장이 ‘문제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검증위원회는 내 문제에 대해 이미 3차례나 ‘계속 심사’라는 이름으로 처리를 미루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요구하는 건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라며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내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나는 두 번 죽는 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향후 당 차원에서 부담이 돼 자신을 경선에서 배제한다면 이를 수용하겠다고 했다.

김 전 대변인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영 부담이 돼 나를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다. 법적인 단계를 넘어 정무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당내 경선에 참여한다면 10~20%의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경선에 참여시켜준다면 나는 10~20%인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라며 “나는 이미 대단히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권리당원 한 장 모으지 못했고, 조직도 변변치 않다”라고 언급했다.

또 “이런 상황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충분히 벌칙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당이 나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호소했다.

김 전 대변인은 4년 전 이해찬 대표가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을 당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 한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에 따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대단히 외람된 말이지만 나에게도 이런 원칙과 시스템을 적용해줄 수는 없는가”라며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4월 부동산 투기 논란에 휩싸여 청와대 대변인에서 물러났다. 이후 21대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인 전북 군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민주당 검증위는 김 전 대변인의 해당 의혹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비후보 적격 심사에서 3차례 내리 ‘계속 심사’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검증위는 다음 달 3일 회의를 통해 김 전 대변인 예비후보에 대한 적격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