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 진교면 태양광발전설비 ESS(에너지 저장장치)에서 21일 오후 4시 14분께 과부화 등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하동소방서 제공) 뉴시스
경남 하동군 진교면 태양광발전설비 ESS(에너지 저장장치)에서 21일 오후 4시 14분께 과부화 등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하동소방서 제공)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지난해 발생한 에너지 저장 장치(ESS) 화재와 관련해 정부가 꾸린 ESS사고 원인 2차 조사위원회가 발화 원인을 '배터리'로 지목하자 관련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LG화학은 "배터리가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고, 삼성SDI 역시 "배터리와 ESS화재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조사단은 6일 "충남 예산·경북 군위·경남 김해·강원 평창·경남 하동 등 지난해 8월 이후 ESS에서 불이 난 전국 사업장 5곳의 사고 원인을 조사한 결과 경남 하동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은 배터리가 발화 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4곳 중 충남 예산·경북 군위는 LG화학 배터리를, 경남 김해·강원 평창은 삼성SDI를 사용했다. 조사단은 충남 예산·경북 군위의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 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 흔적, 일부 파편 양극판 점착, 음극활물질 돌기 등을 확인했다. 경남 김해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지점의 배터리들 간에 전압 편차가 커지는 경향이 운영 기록을 통해 나타났으며, 배터리 분리막과 음극판에서 구리와 나트륨 성분 등이 검출됐다.
 
LG화학은 조사단이 용융 흔적을 문제 삼은 것과 관련 ""용융은 고체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는 현상으로, 배터리 외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화재가 배터리로 전이됨으로써 배터리 내 용융흔적이 생길 수 있다"며 "용융 흔적을 근거로 배터리 내부발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사단에서 특정한 발화지점 외 배터리에서도 유사 용용흔적이 발견될 수 있음으로 용융 흔적이 있다고 해서 발화지점이라고 해석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LG화학은 또 "일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된다고 해도 저전압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LG화학의 SRS분리막을 관통하여 발화로 이어질 위험성은 없다"며 "리튬 석출물은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물질이며, LG화학은 자체 실험을 통해서도 리튬 석출물 형성이 배터리 내부발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군위 화재에서 음극활물질 돌기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음극판과 분리막 사이 이물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나 화재로 이어지는 결함은 아니다"라며 "발견된 이물은 음극재 성분인 흑연계 이물로 LG화학의 SRS 분리막을 관통해 화재를 유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의 배터리"라며 "지난해 말 조사단이 평창 및 김해 사이트에 설치된 배터리와 유사한 시기에 제조된 배터리가 적용된 다른 사이트의 데이터 및 제품을 요청했고, 삼성SDI는 인천 영흥, 경남 합천에 설치된 제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단이 분석한 내용은 화재가 발생한 사이트가 아닌 동일한 시기에 제조돼 다른 현장에 설치∙운영중인 배터리를 분석해 나온 결과"라며 "조사단 조사 결과가 맞다면, 동일한 배터리가 적용된 유사 사이트에서도 화재가 발생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하게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연물로써 화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점화원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