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동문 한국당 후보 전쟁…경기고-성대 vs 성대-검찰

[일요서울ㅣ조주형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성균관대학교 출신이다. 물론 황 대표의 학력에 따라 한국당의 차기 공천이 주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다. 대학교 동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입법부의 일원으로 선택 받을 기회가 보장된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동 대학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선거에 출마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당대표와 같은 대학 출신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 지역구가 있다. 바로 4선 정우택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시 상당구이다. 이곳에서 황 대표의 대학 동문들이 한 치 양보도 없는 선거전을 치를 예정이다.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우택(왼쪽) 의원. [뉴시스]
황교안(오른쪽) 자유한국당 대표와 정우택(왼쪽) 의원. [뉴시스]

 

- 여야 모두 결선 같은 경선…연속 혈전 치러지나

청주시 상당구는 1996년 총선부터 국회의원 선거구로 지정됐다. 첫 번째 상당구 국회의원은 자유민주연합(약칭 자민련)의 구천서 의원이다. 이후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소속으로 나선 홍재형 의원이 내리 3선을 이었다. 민주당계 의원인 홍 의원이 구 의원 이후 3선을 하면서 지역색 또한 민주당 일색이라는 평가가 다수를 이룬다. 하지만 홍 의원의 득표율이 당시 선거에서 39~55%를 웃도는데다 상대 후보들이 난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통 민주당 일색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라는 반박도 나온다.

게다가 19대 총선부터는 한국당의 전신이기도 한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정우택(67) 의원이 당선되면서 진보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정 의원은 19대 총선 당시 현직이었던 홍재형 의원을 상대로 10%이상 표를 받았기 때문에 지역 민심이 돌아섰다고도 풀이된다. 물론 20대 총선에서도 정 의원이 깃발을 우선 꽂았지만, 2위로 집계된 후보에 비해 불과 1% 득표 차를 보이면서 턱밑까지 쫓아온 모양새다. 그런데 턱밑까지만 쫓아왔을 뿐, 그 이상을 넘어서지는 못하면서 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를 사수할 수 있게 됐다.

결국 위와 같은 총선 이력을 두고 보면 청주 상당구의 주인은 계속 바뀔 공산이 큰 지역구로 비춰진다. 게다가 황교안 당대표의 대학 동문들이 후보로 나서면서 동문들의 혈투가 주목되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우선 성균관대학교 동문이며 현역의 정 의원과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의 윤갑근(55) 후보가 나서면서 결선에 앞서 당 경선부터 피 튀기는 싸움이 예상된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과 윤갑근 한국당 예비 후보. [뉴시스]
정우택 한국당 의원 [뉴시스], 윤갑근 한국당 예비 후보. [선거통계시스템]

 

경기고-성균관 vs 성균관-검찰

청주 상당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정 의원은 이미 4선의 중진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미 4선의 국회의원 당선 이력과 함께 충북도지사를 역임한 충청도의 ‘거물’이다. 정 의원은 2번 모두 충북 진천-음성-괴산군 등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충북도지사를 역임하면서 지역행정에도 능하다. 게다가 새로운 지역구에도 도전해 깃발을 꽂으면서 충청도 곳곳을 누빈 경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 의원은 지난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자민련 후보로 충북 진천군-음성군-괴산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어 2001년 3월에는 참여정부의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충청도에서 나온 ‘거물 행정가’인 셈이다.

앞서 경기고등학교 졸업 이후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한 황 대표의 학력과도 맥을 같이한다. 정 의원 역시 경기고 졸업-성대 법학과 진학 등의 학연으로 맺어진 인물이다. 다만 황 대표와는 달리 행정고시를 통해 경제 관료로 공직사회에 입성했다는 점이 황 대표와의 차이점이다. 비록 정 의원이 검찰 출신 인물은 아니지만, 황 대표 입장에서는 자신과 동문인 정 의원을 완전히 무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다. 그러나 학연만으로는 공천을 받을 수 없는 법.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공당으로부터 선택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뿐더러 공천관리위원회나 당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로도 비춰지기 때문이다.

결국 ‘공정한 공천’이다. 당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니나 다를까, 경쟁자는 늘 있기 마련, 윤갑근(55) 전 대구등검찰청 고검장이 정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 윤 전 고검장은 현재 자신의 동문이 깃발을 꽂은 청주시 상당구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다. 그 역시 황 대표, 정 의원과 함께 성대 법학과라는 학연으로 연결된 인물이다. 심지어 검찰 출신의 당대표와 함께 대학 동문이면서 검찰 출신이기도 하다. 황 대표를 중심으로 동문이면서 공직 동료인 이들은 경선에서 맞붙어야 하는 운명이 됐다. 정 의원 입장에서는 반가우면서도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윤 예비후보는 1964년 충북 청주 상당구 출신이다. 그는 청주고등학교 졸업 이후 황 대표와 정 의원이 졸업한 성균관대학교 법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이후 제29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9기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윤 예비 후보는 검사 시절 선거관리위원회 DDOS 공격 사건 등 주요 시국 사건 등에 대한 수사를 지휘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대검찰청으로 발령 받았다. 이어 성완종 게이트 특별수사팀을 총괄 지휘하는 등 주요 시국 사건을 맡게 됐다. 승진 인사였던 것이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법조계에서 명성을 얻었지만,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직후인 2017년 6월 결국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 조치 대상이 됐다. 지난해 7월, 윤 예비후보는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정치 초년병 생활을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정순(왼쪽), 이현웅(가운데), 김형근(오른쪽) 예비 후보. [선거통계시스템]
더불어민주당의 정정순(왼쪽), 이현웅(가운데), 김형근(오른쪽) 예비 후보. [선거통계시스템]

 

민주당, 결선 같은 경선…청주 토박이 패권

청주시 상당구를 놓고 치를 이번 선거에서 피 튀기는 경선을 뚫고 나올 최종 후보는 다시금 혈투를 치러야 할 처지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또한 결선에 앞서 치열한 경선이 예고된 상태다. 바로 해당 지역구 출신 토박이라는 점과 함께 공공기관의 수장이었다는 점에서 자존심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주시 상당구는 여야를 막론하고 경선부터 후보 간 난타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현재 해당 지역구에서 지역위원장을 맡은 흥덕구 출신의 정정순(62) 예비후보를 살펴보면 그는 청주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어 박사과정까지 밟은 진성 ‘청주인’이다. 심지어 청주시 부시장에 이어 충북 행정부지사까지 지낸 바 있어 충청도의 정체성을 충분히 함유한 인사로 평가된다.

민주당 소속으로 상당구에 도전장을 던진 이현웅(50) 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원장도 결코 만만찮은 인물이다. 지난해 12월30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 예비후보는 “상당구민은 많은 에너지와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지난 20년 동안 구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정치적 리더십이 부재하고 정체돼 있다”라며 정치 신인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청주가 고향인 이 예비후보는 신흥고를 거쳐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카이스트 공공혁신 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역시나 청주 출신인 김형근(60)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또한 이번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김 전 사장은 이미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충북에서 기반을 다져온 인물이다.

충북 청주 상당구는 원내 1, 2당 모두 전략 공천이 없을 경우 ‘결선 같은 경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동문 간 혈전을, 민주당은 토박이 간 사투를 버텨내야 결선을 치를 수 있다. 청주 상당구에서 깃발을 누가 꽂을 것인지 그 향방을 두고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선거 도장. [뉴시스]
선거 도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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