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영입 잡음, 물갈이 미흡, 檢과 전쟁, 신종 코로나’까지

[일요서울 | 강하늘 기자] 여야의 명운을 가를 4·15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대혈투를 앞둔 정치권은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국내외적 이슈가 악재가 아닌 호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관리해 민심을 얻어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흐름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최근 여권은 총선 민심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악재가 계속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하락하기도 하고, 다시 상승하기도 하며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대체적인 민심 흐름은 여권에 경고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친문 패권이 지지율 하락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시각도 있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오른쪽) 대통령 [뉴시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오른쪽) 대통령 [뉴시스]

-한국당은 반사이익 못 얻고 오히려 동반 추락, 왜…
최근 여권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리얼미터 지난 3~5일 조사)에서는 다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 여론이 반등해 4주 만에 다시 ‘부정 평가’를 앞지르고 민주당 역시 2주 만에 40% 선을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는 했으나 여권은 민심 이반 현상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 긍정 45.0% 부정 50.3%, 민주당 34% 최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월 5주차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긍정 평가가 전주보다 2.0%p 내린 45.0%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0.4%p 오른 50.3%를 나타냈다. 부정평가와 긍정평가 격차가 오차범위 밖인 5.3%p로 벌어졌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민주당은 전주보다 1.9%p 하락한 38.5%를 기록했고, 한국당도 29.3%로 전주보다 2.8%p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5만1174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2511명이 응답한 결과다. 응답률 4.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4%p 내린 41%, 부정 평가는 4%p 오른 50%였다. 긍정률과 부정률 차이는 2주 전 1%p에서 9%p로 더 벌어졌다. 

1월 다섯째 주 민주당 지지도는 2주 전보다 5%p 하락한 34%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조국 사태’가 정국을 휩쓸던 지난해 9월과 10월 36∼38%를 오간 뒤 10월 말부터 회복세를 보여 40% 안팎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한국당도 1% 포인트 하락한 21%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원종건 ‘미투 의혹’ ‘후폭풍’ 이남자 이여자 ‘지지 철회’

민심의 여권에 대한 이같은 경고 신호는 최근 악재가 거듭 불거지면서 민심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민주당의 영입 인재 관련 의혹들이 계속 불거지면서 논란이 됐다. 2호 영입 인재 원종건 씨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데 이어 11호 영입 인사인 방산 전문가 최기일 건국대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 14호 영입 인사인 청년 창업가 조동인 씨의 ‘스펙용 창업’ 의혹 등이 연이어 불거졌다. 

의혹 당사자들이 모두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하고 나섰으나 당 안팎에서는 ‘깜깜이 인재영입’, ‘부실 검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며 후폭풍은 거셌다. 

민주당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는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 주도로 ‘더 어벤져스’로 명명된 인재 영입 바람을 일으켰던 만큼 이번에도 그런 효과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예상을 빗나갔다. 

이해찬 대표는 원종건 씨가 미투 논란으로 영입 인재 자격을 반납한 것과 관련해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이후에는 당에서 사전에 철저히 조사·검증하겠다”고 사과하며 체면을 구겨야만 했다. 

여기에 민주당의 인적쇄신, 총선 물갈이 작업도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인 의원들(22명)은 총선 출마를 강행하는 분위기다. 또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접수된 총선 지역구 후보자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역 의원 출마자 109명 중 경선 경쟁자가 없는 단수 후보자는 59%인 64명인 것으로 나타나 당내 경선을 치르지 않고 공천 받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한국당이 대대적인 ‘현역 물갈이’에 나선 것과 달리 민주당은 ‘대폭 물갈이’에서 멀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비판 여론을 의식한 민주당은 곧바로 ‘현역 물갈이’에 재시동을 걸었다. 현역 의원 평가에서 상위에 속한 의원도 적합도가 당 지지율보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낮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하위 20% 의원의 경우는 정량평가인 적합도 외에 정성평가도 한층 강화해서 진행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현역 의원이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지역에 대해서도 적합도 조사를 하고 후보 경쟁력에 대해 절대 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해찬 대표가 지난 달 15일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영입 인재 1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 영입을 언급하면서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장애인 비하 논란’까지 불거진 바 있다. 악재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총선 이슈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이해찬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기도 했다. 

‘민주당vs검찰 전쟁’ 역풍, 신종 바이러스 총선 악재

또 민주당이 ‘조국 사태’ 이후 ‘검찰 개혁’을 내세우며 검찰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도 역풍이 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민주당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이 윤석열 총장의 문재인 정권을 향한 전방위적 수사를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로 규정하며 ‘정치 검찰’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여권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야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 후 실시한 검찰 인사에 대해 윤석열 사단을 해체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추 장관이 ‘하명수사·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된 청와대·경찰 관계자들의 공소장을 비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파상공세를 펼치며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추 장관이나 법무부의 이야기가 궁색하다”는 비판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과의 갈등이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사태에 대한 부실 대응도 민심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반중(反中) 정서와 함께 중국에 전면적으로 문을 걸어 잠그기를 희망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의 신중한 태도는 중국 눈치 보기로 비칠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7일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최근 문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여권이 힘에 부치는 게 아닌가 한다”며 “추미애 장관의 검찰 인사와 공소장 비공개 결정 등이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어 민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홍 소장은 “민주당의 인재 영입 문제는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이미지용 인사만 영입하면서 실질적인 외연 확장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신종코로나의 경우는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불러오고 경제 문제를 다시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사이익 못 누리는 한국당, 발목잡는 지지부진 통합

한편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한국당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오히려 동반 하락하는 현상까지 보이고 있어 한국당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당이 지지율 상승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한국당의 극우적 행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는 국회 발목잡기 행태 등을 통해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상황에서 더 이상 한국당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보수진영이 중도·보수통합 신당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에 새롭게 지지를 보낼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한국당은 이미 혁신과 개혁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청산 대상이 돼서 새로운보수당 등과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에 대한 기대감은 없다고 봐야한다”며 “통합신당이 창당해봐야 지지율이 오를 것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