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9번째 영입인사인 정선미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9번째 영입인사인 정선미 변호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진정한 인권은 결국 자유에 있습니다.” 정선미(45) 변호사는 지난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대표 변호사 김태훈, 이하 한변)의 사무차장을 맡고 있는 정 변호사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20 영입인사 환영식’의 9번째 영입인재 7인 여성 법조인에 이름을 올렸다.

1975년생인 정 변호사는 법조계에 들어오면서 대형 법무법인으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았으나, 자유를 찾아 평양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가족들의 영향을 받아 ‘한변’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현재 ‘한변’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와 헌법 수호를 근간으로 하는 국내 최대 변호사 단체 가운데 하나다. 대법관·검사·판사 출신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한변’은 김씨 세습 정권의 북한 주민 인권 유린 등에 대한 법적 대응과 함께 ‘자유와 인권’ 문제에 천착해 왔다.

정 변호사는 이날 기자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법치가 지켜지지 않는 이상 우리의 인권은 침해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변에 있으면서 최소한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해 달라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경도된 이념은 6·25 전쟁으로 인한 폐허에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국가로 우뚝 선 대한민국에 남아 있을 자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이 날마다 광화문에 나오는 등 불안에 떨지 않아도 되는 보다 완성된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고 싶다”고도 했다.

정 변호사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난민의 자손이다. 그의 부모는 북한 공산당으로부터 자유를 찾아 제주도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남쪽 끝에서도 자유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곳에서도 이념에 경도된 자들을 피해 부산으로 몸을 피해야만 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14년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 법조인 생활을 하면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한변’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한변’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면서 충격을 금할 수 없었고,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을 찾아온 가족들의 삶을 떠올리며 ‘북한 인권 운동’에 투신하게 됐다.

하지만 정 변호사의 ‘한변’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변 변호사들의 후원금 등에 대해 계좌추적까지 진행돼 사회 각계각층의 후원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따라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라 ‘자유와 인권’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더욱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 변호사는 또한 기자에게 지금 정부의 주요 정책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정부는 앞서 ‘사람다운 삶’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저 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강행했다. 또다시 같은 명분을 앞세워 자유시장 경제의 원리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오히려 부동산 폭등을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정 변호사는 이어 외교와 안보 현안에 대해서 “현 정부는 자칭 인권 중시라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우리는 지난해 북한 선원의 강제 북송 사건 당시 대한민국 헌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유린당하는 것을 목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모든 것은 결국 인권의 문제이며, 나아가 자유와 법치의 문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와 결부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변호사는 ‘자유와 인권’을 내건 한국당의 영입 제의를 고심 끝에 받아들인 것이다.

한편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총선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를 이념 전쟁, 체제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한국당의 핵심 인재로 영입된 정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여론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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