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소독제도 없어 이용자 불안↑

택시. [사진=조택영 기자]
택시. [사진=조택영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피해가 커지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은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요서울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총 10대가 넘는 택시를 취재한 결과 마스크를 착용한 택시 기사는 단 2명, 손소독제를 비치한 택시는 한 대도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명이 들락날락하는 택시의 방역 대책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서울에서 택시 운행을 하고 있는 택시기사 A씨는 ‘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요즘 아무리 난리라도 택시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답답하다. 특히 졸음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 B씨는 “나 외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기사가 많다. 기침만 안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택시기사 C씨는 “대화를 원하는 손님들도 있다. 마스크를 쓰고 말하면 싫어하는 손님도 있어 착용을 안 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장에서 만난 택시 기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일부 확진자가 KTX, 지하철, 택시 등을 이용하면서 환자 접촉자가 크게 늘었는데도 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가 탑승했던 택시에 대해 소독을 진행했다. 그러나 택시는 소독을 하더라도 이동 동선이 넓고, 한 기사가 여러 사람과 접촉을 한다는 특성 때문에 감염 노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도 택시,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매일 멸균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지난달 말 법인택시 업체들이 모인 서울특별시 택시운송 사업조합과 서울개인택시조합 등에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를 비치하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방역용품 지원이 떨어지고, 홍보도 부족한 탓에 현장에서는 방역 공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경각심 고취와 함께 마스크 착용‧손소독제 비치 의무화 규정 마련 및 내부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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