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세계사] 저자 그레이엄 도널드 / 역자 이영진 / 출판사 현대지성
미스터리 사건 중심의 진위 여부 따져 나가는 방식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역사의 기록에는 승리자 관점으로 치우친 사례들이 여과없이 후대에 알려진 경우가 종종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얼마나 진실될까. 사실 그대로 전달해 쓰인 역사를 제대로 배워 온 것일까. 과거의 역사가들은 후원자들의 입맛에 맞게 역사를 은폐하고 각색했으며 수많은 오해와 왜곡을 낳기도 했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날조된 이야기부터 가짜 모험담, 추악한 살인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당시 과학기술로는 밝혀내지 못했던 이야기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 저자 그레니엄 도널드의 신간 ‘미스터리 세계사’가 출간됐다. 

그간 우리가 교과서에서 만났던 딱딱하고 지루하며 진부한 이야기가 아닌 충격과 반전으로 버무려진 역사의 민낯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독자는 역사 속 28가지 미스터리 진실을 마주하면서 충격적인 사실을 앎에서 그치지 않고 누가, 왜 그런 역사를 진술했는지에 대해 유추해 나간다.

그간 숱하게 영화와 책으로 위인화했던 프랑스의 애국 소녀 잔다르크 이야기부터 검은 도복을 입고 치명적인 암살자로 알려진 닌자는 사실 중년의 여성이었다는 사실과 하얀 얼굴에 매우 세련된 의상을 차려 입은 고수입 성노예로 알려진 게이샤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는 부분까지 그간 착각과 오해 속 역사의 부분들이 다시 조각모음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더불어 책은 단순하게 나열식으로 식상하게 전개하지 않는다. 미스터리한 사건들만 뽑아서 진위 여부를 따져 나가는 방식이다. 여기서 미스터리한 사건이란 스릴러와 추리가 얽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픽션이 아니라 진위를 가려 새로운 기록이 필요한 사건을 의미한다. 그간 역사 속에서 옳다고 믿으면서 고루한 신념으로 치부되었던 이야기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루한 상식을 벗어나는 순간 독자는 충격과 반전의 전율을 느끼게 된다. 

딱딱하고 지루한 상식 너머에 충격과 반전의 세계사가 눈앞에 다시 쓰인 순간 허위와 날조의 기록이었다는 불신보다는 왜 그런 가짜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었는지 파헤치는 과정에서 흥미진진함을 느끼면서 역사의 신뢰성을 되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총 5부로 나눠 진위 여부를 파악해 가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역사 속 이야기들 중에는 허위와 날조의 역사와 더불어 가짜 항해와 꾸며진 모험담 속에 추악한 살인 사건의 진상을 다루기도 했다. 특히 3부에서 다루는 추악한 살인사건의 진상을 다룬 부분이 인상적인데, 클레오파트라가 죽은 진짜 이유에 대해서 짚어주고 모차르트가 죽은 이유가 살리에르 때문인지, 매독 때문인지 진위를 밝혀 나가기도 한다. 국가 기밀을 알고 있던 라스푸틴의 최후를 다룬 부분이나 운명에 버려진 로마노프 일조와 러시아 혁명을 다룬 부분을 미스터리 진위 대상으로 삼았다. 

저자는 “역사가도 역사의 일부분일 뿐이다. 이 때문에 어떤 역사 상식이 역사가에 의해 왜곡되었든 아니면 의도적으로 날조되었든, 왜 역사가 그렇게 기록되었는지까지 모두 읽어내야 진정으로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왜 과거에 여교황이 재임했다는 소식이 떠돌았을까. 이는 당시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 사이의 관계를 이해해야 그 진짜 의미를 알 수 있다. 왜 미국 땅을 밞아보지도 못한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의 영웅이 되었을까. 이는 독립 전쟁 이후 영국에 엄청난 적대감을 가지고 있던 미국 사람의 심리를 알지 못하면 영영 풀 수 없는 미스터리였을 것이다. 이처럼 단순히 이야기를 통해서만 전해지는 것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제 진정으로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누가, 왜 그런 역사를 전했는지 살펴보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저자는 역사뿐만 아니라 말의 의미와 일반적인 편견 등에 관한 많은 책을 저술했다. 저서로는 ‘지구가 평평했을 때WHEN THE EARTH WAS FLAT’, ‘역사 속 오늘ON THIS DAY IN HISTORY’, ‘세상을 바꾼 우연THE ACCIDENTAL SCIENTIST’, ‘세상을 측정하는 위대한 단위들THE LONG THE SHORT OF IT’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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